[빵 굽는 타자기] 문재인 정부의 성과와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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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가불 선진국’과 ‘소득주도성장, 끝나지 않은 여정’은 대통령 임기 마무리를 한 달 앞둔 문재인 정부의 공과를 평가한 책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가불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선진국 대한민국은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계급·계층·집단의 희생에 기초해 이뤄졌고 불평등과 양극화라는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선진국이라는 칭호는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이런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미리 당겨 받은 칭호다."

소설가 조정래씨가 2019년 대기업 비자금 사건을 다룬 장편소설 ‘천년의 질문’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과 맥락이 닿아있다. 조정래씨는 출간기념회에서 베트남 전쟁 때부터 경제 구조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월남전 특수를 통해 한국의 기업들이 엄청난 돈을 벌었고 분배 문제가 논의되기 시작했다. 당시 국무총리는 지금은 분배의 시기가 아니라 축적의 시기라고 했다. 국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양성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고 했다. 국민 모두는 침묵 속에서 그 말을 시인했고 분배를 기다리는 세월이 쌓였다. 그런데 그 이후 많은 정권이 교체됐지만 축적의 시기를 지나 분배의 시기를 시작한다는 공식적 선언 없이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에 이르렀다."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가 출간한 ‘소득주도성장, 끝나지 않은 여정’에서도 비슷한 맥락이 읽힌다. "문 정부 출범 이전 한국 경제의 패러다임은 수출 대기업의 낙수 효과에 기댄 불균형 성장 패러다임에 기반해 있었다. 대기업과 수출 위주의 경제성장이 국내 투자를 주도하면, 중소기업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가계소득이 늘어나 분배도 개선된다는 논리였다. 불균형 성장 패러다임은 한때 추격형 압축 성장을 이끄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낙수 효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었다. 이에 반해 가계와 기업, 대기업 노동자와 중소기업 노동자 사이의 격차는 확대되었다."

불평등과 불균형이 문제라는 인식은 진보·보수 이념에 관계없는 공통된 인식이다. 2021년 7월 유엔무역개발회의(UNCATD)가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변경했지만 국내 언론에서는 낮은 행복지수 등을 언급하며 진정한 선진국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2017년 대선 당시 주요 대선 후보는 진보·보수 이념에 상관없이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했다. 당시 문재인, 심상정, 유승민 후보는 2020년, 안철수 후보는 임기 내라며 사실상 2022년을, 홍준표 후보도 2022년을 최저임금 1만원 달성 시기로 명시했다. 문재인 정부 초기 최저임금 인상이 논란을 낳았지만 속도의 문제일 뿐 방향의 문제는 아니었던 셈이다. 최저임금 논란 때문에 소득주도성장 정책 전체가 부정당해서도 안 될 일이다.


두 책 모두 풍성한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한다. 문재인 정부의 성과를 폄훼하려는 시도를 무력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글 중간중간 언론의 선택적 보도에 대한 불만도 드러난다. 문재인 정부를 부정하는 쪽은 물론 중도층에서도 지나치게 성과를 부각했다며 불편해하지 않을까 싶은 부분도 있다.


하지만 성과와 함께 과제, 한계도 적시해놓았다. 일례로 채이배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은 ‘소득주도성장, 끝나지 않은 여정’에서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이행하지 못한 뒤 일자리안정자금을 급조해 임금 인상분을 세금으로 메워주는 땜질 처방을 했다고 비판한다.


지난 대선 결과가 보여주듯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는 반반으로 나뉜다. 통합으로 가기 위해서라도 공과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있어야 할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는 모두 후보 시절 최저임금의 큰폭 인상을 공약했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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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불 선진국/조국 지음/메디치미디어/1만6000원

소득주도성장, 끝나지 않은 여정/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지음/메디치미디어/무료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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