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유화 정책이 비극 불러" 젤렌스키…메르켈 "우리 결정 고수" 반박
지난 2008년 獨·佛 반대로 우크라 NATO 가입 무산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번 러시아의 침공을 두고 독일·프랑스의 유화적 태도 때문이라고 비판하자,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 측이 반박하고 나섰다.
지난 4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 보도에 따르면, 메르켈 전 총리의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2008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렸던 나토정상회의에서의 결정을 고수한다"라고 밝혔다.
메르켈 전 총리 측이 언급한 결정은 지난 2008년 루마이나에서 열렸던 정상회의를 뜻한다. 당시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식 회원국 가입 방안을 추진했으나, 독일과 프랑스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이 해에 독일 총리는 메르켈 전 총리였으며, 프랑스 국가원수는 니콜라이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었다.
독일·프랑스 두 나라의 반대로 당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결국 무산됐다.
다만 메르켈 전 총리 측은 이번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메르켈 전 총리 대변인은 "우리는 부차 등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잔혹한 행위를 보고 있다"라며 "러시아의 야만적 행위를 끝내기 위한 정부와 국제사회의 모든 노력에 지지를 보낸다"라고 말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3일 화상 연설에서 메르켈 전 총리와 사르코지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그는 "오늘은 (지난 2008년) 나토 정상회의에서 독일과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의 가입을 반대한 지 14년째 되는 날이다"라며 "수년간 서방이 러시아를 상대로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며 양보해 왔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메르켈 전 총리, 사르코지 전 대통령을 부차로 초청하고 싶다. 14년간 러시아에 대한 양보 정책이 무엇을 가져왔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볼 것을 주문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러시아에 대한 독일의 유화적인 태도 때문에 유럽연합(EU)이 이번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야르슬라프 카친스키 폴란드 부총리 겸 여당 '법과정의당' 대표는 이날 독일 매체 '디벨트'와 인터뷰에서 "독일은 프랑스와 함께 러시아에 지나치게 편향돼 있다.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충분한 무기를 공급하지 않았고, 러시아 에너지 금수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메르켈 전 총리 재임 시절인 지난 2011년, 독일은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를 직접 받을 수 있는 가스관 사업인 '노르드스트림 2'를 강행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노르드스트림 2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이틀 전이었던 지난달 22일 대(對) 러시아 제재의 일환으로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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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과거 독일과 EU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왔다고 전해진 메르켈 전 총리의 이미지에 금이 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프랑스 'AFP 통신'은 "메르켈 전 총리는 지난 16년간 자유세계의 지도자로 칭송받았다"라며 "러시아으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그의 업적에 결함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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