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옷값 논란' 고발수사 첩첩산중
靑 특활비 비공개 방침 고수
고발장 내용도 언론기사 근거
"범죄 단서 부족 수사 어려워"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아내 김정숙 여사 의상비용 논란과 관련한 경찰 수사가 한계를 안고 출발했다. 청와대가 특별활동비 비공개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데다 고발장을 통한 강제수사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3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김 여사를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 배당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고발장 등을 토대로 사실관계와 위법성 여부를 면밀히 검토한 뒤 조만간 고발인 대표를 불러 고발 취지 등을 직접 들어볼 예정이다. 하지만 이후 수사 단계인 물증 확보에는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앞서 이 단체는 고발 당시 증거자료로 언론사 기사를 첨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특활비에 김 여사가 해외 순방 등에서 착용한 옷과 액세서리 구입 비용이 포함됐을 것이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기사다. 고발장도 이 같은 보도 내용을 근거로 작성됐다. 경찰 입장에선 의혹을 제기하는 언론 보도 외 자료가 없는 만큼, 이 사건 수사를 위해선 직접증거에 해당하는 청와대 특활비 지출 내역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청와대는 국가 안보 등 이유로 특활비 지출 내역은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부 정보를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에도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전날 브리핑에서도 "의류비는 사비로 부담했다"며 "특활비를 구체적으로 공개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특활비 지출 내역에 대해 이같이 완강히 비공개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청와대가 경찰의 임의제출 요구에 응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경찰에 남은 방법은 압수수색 등을 통한 자료 확보다. 전문가들은 이 조차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 신청은 범죄 혐의가 소명돼야 가능한데, 이 사건의 경우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김복준 중앙경찰학교 외래교수는 "특활비로 옷을 단 1벌이라도 샀다는 단서가 고발장이나 제출 증거자료에 있어야 강제수사를 얘기할 수 있다"며 "언론 기사를 토대로 ‘추정된다’는 식으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 집행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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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에서도 언론 보도에 의존한 고발장은 범죄 단서가 부족해 수사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오히려 처벌·사법 만능주의에 대한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장준성 변호사(법무법인 하우)는 "최근 언론 보도만을 근거로 의혹 제기 며칠 만에 이뤄지는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며 "적폐수사와 관련 재판 등으로 수사기관, 사법부 활동이 일반 대중에 상당수 노출되면서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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