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전서 일한 경험 계기
축구동호회 지인 등 꼬드겨 원정강도
심각성 깨닫고 자수… "새 삶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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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스포츠토토 사무실이라 중국 공안에 신고도 못 할 거야."

2017년 6월 A씨(당시 32세)가 B씨(32)의 집에서 한 말이다. A씨는 과거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외삼촌의 소개로 중국 선전시의 불법 스포츠토토 업체 사무실에서 일한 경험을 떠올렸다. 당시 업체는 상당한 현금을 사무실에 보관했고, 고객들의 개인정보도 갖고 있었다. '중국 원정 특수강도 사건'이 시작된 배경이다.


이후 7명으로 구성된 강도단이 중국으로 출국했다. B씨가 "성공 시 1억원을 주겠다"며 꼬드긴 축구동호회 지인 C씨(30)도 함께였다. '제1 목표'는 고객정보를 확보해 업체 관련자들과 직접 거래하는 것. 한국에서 무전기 5대를 구입하고 중국 현지 사무실을 사전답사한 뒤 그 해 7월18일 범행을 저질렀다.

"움직이면 죽인다!" 강도단은 A씨의 외삼촌이 쓰레기를 버리려 현관문을 연 순간 업체를 급습했다. 미리 준비한 테이프와 붕대로 엎드린 직원들을 묶어 빠르게 사무실을 점령했다. 한 직원에겐 강도단 측 계좌를 알려주며 4000만원을 송금하게 했고, 컴퓨터 3대와 노트북, 스마트폰 6대 등 합계 3만935위안(한화 약 517만원) 상당의 재물을 강탈했다. 사무실에 있던 플레이스테이션4 게임기까지 훔쳤다.


이들은 탈취한 금액 상당수를 탕진한 뒤 범행의 심각성을 뒤늦게 깨달았다. 귀국한 이들은 B씨의 주도로 수사기관에 자진 출석해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

중국 법원에서 징역 5년~5년6개월을 확정받은 다른 공범들을 제외하고 A씨와 B씨, C씨는 한국 법원에서 재판을 받았다.


1심은 "범행 수법이 매우 대담하고 위험하다"며 이들에게 각 징역 2년6개월~3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수, 피해금액 규모 등에 비춰 죄질이 나쁘고 죄책 또한 무겁다"면서도 "범행을 모두 인정한 피고인들이 나름대로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수사기관에도 스스로 출석해 범행을 자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세 사람은 실형 선고에 불복해 항소했다. 지난 24일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최수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A씨 등은 "새 삶을 살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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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술내용은 다소 엇갈렸다. B씨 측은 "A씨의 제안에 솔깃해 넘어갔지만, 귀국하자마자 피고인들을 설득해 이를 자수했다"고 말했다. 반면 A씨 측은 "외삼촌이 있는 업체여서 자신은 정보만 일부 알려준 것일 뿐 범행을 주도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항소심 선고기일은 내달 21일이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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