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에 '전화번호 조작' 기계 설치, 보이스피싱 가담 40대 실형
070 번호를 010으로 변경 중계기
오토바이에 설치해 타고 돌아다녀
법원 "보이스피싱 신원 은폐"… 징역 2년 선고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전화번호 앞자리를 바꿔주는 기계를 오토바이에 설치해 타고 다니며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 4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2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이원중 부장판사는 사기 및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2·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1034만원을 명령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8~11월 서울 강북권 일대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계기 관리책으로 활동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월 300만~400만원을 주겠다"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제안에 따라 휴대전화 80대, 유심칩 161개가 달린 중계기, 이른바 '심박스'를 단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이동식 중계소 역할을 한 혐의를 받는다. 이는 중계기를 모텔이나 인적이 드문 지방 건물 등에 설치하는 기존 수법과 다르게, 직접 오토바이에 설치해 위치를 바꿔가며 범행에 활용한 것이다.
검찰은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A씨의 중계기를 통해 010으로 시작되는 휴대전화 번호로 피해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었다고 봤다.
국외에서 전화를 걸면 인터넷전화번호(070) 또는 국제전화번호로 표시돼야 하는데, 마치 국내 이동통신망으로 걸린 것처럼 전화번호를 바꿔 의심을 줄였다는 것이다. 이후 피해자들은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면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다"는 말에 속아 합계 수천만원을 뜯긴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혐의는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이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보이스피싱 범인의 신원을 은폐해 추적할 수 없게 하는 등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고 큰 재산적, 정신적 고통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피해자 1명과 합의했고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는 점, 연령과 성행 등 양형조건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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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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