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천만 시대, 초개인주의가 늘어났다
재택·무회식·별거…자리 잡은 신풍속도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 공병선 기자]서울 송파구 소재 대기업에 근무하는 김모씨(33)의 계좌에는 한달에 한번씩 ‘ㅇㅇ데이 비용’이라는 명목으로 5만원이 입금된다. 회식문화가 사라지자 회식비를 n분위1로 나눠 복지카드에 지급하는 문화로 바뀐 것이다. 김모씨는 이 돈을 모아 디지털기기나 의류 등 자신을 위한 소비에 쓴다. 서울 여의도 소재 금융회사에 근무하는 조모씨(30)는 재택근무 찬성론자다. 그는 "코로나로 좋은 점은 재택근무뿐, 그 외에 나머지는 다 나쁜 점"이라며 "재택근무가 주 3회에서 1회로 줄긴 했지만 업무 효율성이 높기 때문에 코로나가 끝나도 유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 1000만 시대가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코로나 19로 자발·비자발적으로 일과 삶에서 개인주의가 공고해지고 있다. 대기업 직장인 이모씨(50)가족은 지금까지 한달여 가량을 이산가족으로 살았다. 업무상 회의와 모임이 많은 그는 밀접접촉자가 됐을 때는 부모님댁과 집 근처 모텔에서 생활을 했고 자녀가 코로나에 걸렸을 때, 나중에는 자신이 코로나에 걸렸을 때 모두 외부에서 혼자 생활했다. 이씨는 "지금은 세 가족이 모두 코로나를 확진해 한 집에서 살고 있지만 재감염되면 또 다른 이산가족이 될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산부인 워킹맘 문모씨(34) 역시 코로나19 감염을 피해 집 근처 호텔에서 일주일간의 따로 생활하기도 했다. 회사원 박모씨(32)도 "일주일 간 숙직실에서 먹고 자며 생활했다"고 밝혔다.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직장인 장모씨(33)는 "코로나 확진 후 완치가 됐지만 부모님들이 최소 두 달 이후 방문을 원해 본가에 내려가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미혼 직장인 오모씨(30)는 "가족들과 함께 격리하면서 배달음식을 주문할 때 하나부터 열까지 서로 의견이 엇갈려 방문을 닫아놓고 통화로 싸운 적도 있다"고도 했다. 교직원 남모씨(41)는 "오미크론으로 확진자가 늘어 회식 자체가 잡히지 않고 있다"며 "단체생활을 통해 에너지를 얻고 싶단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공동체문화가 없어지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자영업자 몫이 됐다. 서울 강북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정모씨(63)는 "권리금을 6000만원이나 내고 들어왔는데 기간 만료가 되지 않아 폐업도 맘대로 못하고 있다"며 "하루에 손님이 단 한 명도 오지 않을 때도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방역조치에 항의하기 위해 24시간 영업을 했던 인생횟집의 점주(37)는 "8인 정도 되는 단체 손님을 받아 본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민상헌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 공동대표는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면서 회식 문화가 아예 사라졌기 때문에 시간제한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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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코로나19가 개인화 현상을 촉진한 측면이 있다"며 "MZ세대는 워라벨을 중시하고 이를 자신의 정체성으로 간주하는 반면 기성세대는 조직을 우선하던 과거의 관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개인의 신념 또는 선택이 존중받는 환경이 자연스럽게 조성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혼자 행동하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심리적으로 부담을 줄 수 있고 심한 경우에는 우울증 등으로 번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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