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지휘권 이슈에 가린 '총체적 부실'…'평가 최하위' 법무부도 수술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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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나라가 정권 교체기에 들어선 가운데, 법무부의 현주소는 꽤 초라하다. 특히 객관적인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전년도 정부업무평가에서 최하위인 C등급을 받은 결과가 가장 뼈아프다. 앞선 3년도 법무부의 등급은 같았다. 스스로도 좋은 평가를 내리지 못했다. 법무부가 펴낸 '2021년 자체평가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해 수립한 59개 과제 중 39개가 보통이거나 미흡, 부진했다고 진단했다.


이런 결과들로 법무부의 신뢰와 위상은 크게 떨어졌다. 20일 법조계에선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법무부도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수술은 불가피해보인다. 지금 모든 촉각은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느냐 여부에 쏠려 있지만 다른 분야의 정책과 조처에서도 법무부는 문제를 많이 드러냈기 때문이다. 가령, 성범죄자들이 잇달아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해 전자감독제도의 허점이 드러났고 전국 교정시설에서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최근 가석방 규모를 늘려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법무부가 그간 삐걱거린 데는 진두지휘하는 장관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조국(2019.09.09~2019.10.14), 추미애(2020.01.02~2021.1.27), 박범계(2021.01.28~) 장관까지 여권 정치인들이 연이어 장관으로 일하면서 법무부를 정치적으로 이용, 편향된 기관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법조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각 장관들이 각자의 사정으로 업무분야가 대체로 편중된 경향을 보였다는 분석도 있다. 조 전 장관은 '검찰개혁'을 주력 과제로 내세워 검찰 관련 정책에 온 힘을 쏟았다. 재임 당시 본인이 검찰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기도 했다. 추 전 장관은 다른 분야보다도 여성·청소년 관련, 성범죄 예방, 근절, 수사, 예후 등에 특히 많은 관심을 보였다. 박 장관 역시 스타트업 기업들이 몰려 있는 대전시의 지역구 국회의원인 까닭에서인지 스타트업 법률지원 분야에 적극적이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법무부가 반드시 살펴야 하는 다른 분야에서 돌발변수로 나온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수사지휘권 발동에 따른 검찰과의 첨예한 갈등. 그에 따른 법무부의 피로도 무시할 수 없다. 법무부는 문재인 정부 5년 간 검찰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는 일념 아래 수사와 인사를 둘러싼 문제에 있어 검찰과 계속 크게 부딪혔다. 그 가운데 법무부장관은 검찰을 압박하는 카드로 수사지휘권을 썼다. 추 전 장관이 2번, 박 장관이 1번 발동했다. 발동할 때마다 모든 이목은 장관이 수사를 지휘하려는 사건에 집중됐고 상대적으로 법무부의 타 업무에 대한 관심은 크게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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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에선 다를까.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을 없애고 검찰총장에게 독자적인 예산편성권을 부여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공약으로 볼 때 법무부와 검찰 간 충돌은 이전 정부보다는 덜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법무부가 검찰 외 다른 분야 업무에 좀 더 신경 쓸 수 있는 환경은 만들어질 수 있다. 다만 새 수장이 누구냐가 중요하다. 정계 등에선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등 검찰 출신 국회의원들이 하마평에 오른 가운데 서울대 법대 동기인 석동현 법무법인 동진 변호사 등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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