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때보단 덜 했지만… 경찰 출동하고 본투표도 '시끌'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공병선 기자, 김대현 기자, 오규민 기자, 황서율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 9일 전국 각지 투표소에서는 앞서 사전투표와 달리 대부분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선거가 진행됐다. 다만 일부 투표소에서는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착오로 유권자가 투표를 하지 못하거나, 투표용지 훼손 등으로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벌어졌다.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서울 종로구 사직동 제2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국회의언보궐선거투표를 더해 두 장의 투표지를 넣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선관위 실수로 투표 못하고 발길 돌려
서울 동작구 사당4동 제2투표소에는 선관위 실수로 한 유권자가 1표를 행사하지 못했다. 일반 유권자이던 그는 이날 오후 6시 이전 투표소에 도착했으나, 선관위 안내에 따라 확진·격리자 대기선에 기다리다 투표 시간을 놓치고 말았다. 확진·격리자 투표가 시작되는 오후 6시 이후부턴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일반 유권자는 투표할 수 없었다. 유권자는 "이게 말이 되느냐"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발길을 돌려야 했다.
서울 도봉구 창2동 제4투표소에는 확진 유권자가 집에 스마트폰을 놓고 오면서 선관위 측과 마찰을 빚었다. 확진 유권자는 PCR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은 문자로 자신이 확진자란 사실을 확인 받은 뒤에서야 투표소 입장이 가능했다. 그런데 이 확진 유권자는 스마트폰을 챙기지 못해 확인 절차를 밟을 수 없던 것이다. 이 유권자는 "확진자란 사실이 부끄러워 빨리 투표를 마치고 돌아가려고 했는데, 스마트폰을 놓고왔다고 해서 대기만 20분 했다"며 "투표소 안에서 확인이 충분히 가능할텐데 입장을 제지하니 화가 났다"고 말했다.
사전투표 관리 부실, 본투표에서도 이어져
사전투표 당시 불거진 선거 관리 부실 사례도 곳곳에서 이어졌다. 경기 오산시 중앙동 제2투표소를 방문한 한 유권자는 투표 사무원으로부터 자신의 명의로 이미 투표용지가 배부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투표를 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 당시 선거인 명부에는 이미 해당 유권자가 투표한 것으로 기재돼 있었다. 선관위 측은 애초 "한 명에게 두 장의 투표용지가 배부돼선 안 된다"고 안내했다가 23분 뒤 이를 번복해 투표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해당 유권자는 이미 투표소를 떠난 뒤였다.
부산 사하구와 경북 예천군에서도 오산과 비슷한 사례가 나와 선관위가 단순 착오나 실수인지, 명의도용인지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강원 춘천시에서는 사전투표를 한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받아 논란이 됐다. 그는 부실 선거관리 여부 확인을 위해 본투표를 시도, 실제 투표용지까지 받았다고 주장했고, 선관위는 고발조처했다. 경기 부천시에서는 선거사무원 실수로 1명의 유권자에게 투표용지가 2장 배부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문제의 투표용지는 앞뒤로 밀착돼 언뜻 보기에 1장으로 착각할 만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 동구 안심1동 제8투표소에서는 일부 유권자가 중복으로 투표한 사실이 드러나 한차례 소동이 벌어졌다. 선관위가 파악한 결과 유권자 2명은 사전투표를 하고도 이날 투표소를 찾아 투표용지를 받아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투표를 하게 되면 선거인명부에 투표한 사람으로 표기되므로 본투표를 할 수 없다. 선관위 관계자는 "사전투표를 한 유권자들이 다시 투표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이날 투표 용지가 교부된 과정에 대해 담당 사무원을 상대로 확인해 조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서울 마포구 한서초등학교에 마련된 염리동 제2투표소에서 코로나19 확진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본보기 아이콘"투표소가 너무 어둡다" 소란… 경찰 곳곳에 출동
경찰이 출동하는 일도 잇따랐다. 경기 하남시 신장2동 투표소에서는 "도장이 제대로 찍히지 않는다"며 항의를 하던 유권자가 투표를 찢어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이 같은 신고는 대전과 충남, 울산과 경남 등에서 여러 건 접수됐다. 광주 서구의 한 투표소에서는 술 취한 유권자가 "투표소가 왜 2층에 있느냐"며 고성을 질러 체포됐고, 대구 남구의 한 투표소에서는 60대 남성이 자신이 기표한 투표지를 투표함에 넣지 않은 채 사라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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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서울 종로구 투표소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자가 선거를 감시한다며 영상을 촬영하는데 다른 유권자가 앞에서 음식을 섭취하는 등 방해하면서 다툼이 발생,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벌어졌다. 경찰 중재로 이 둘이 화해를 하면서 사태를 종결됐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서는 한 유권자가 투표소가 어둡다며 고성을 지르는 등 소란을 피워 경찰이 출동했다. 선관위 측에서 전구를 하나 더 달아주면서 상황은 마무리됐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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