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에서 피란길에 오른 현지 주민이 파괴된 이르핀강 다리 아래 대피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에서 피란길에 오른 현지 주민이 파괴된 이르핀강 다리 아래 대피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국 내 피란을 가던 일가족을 몰살시킨 러시아군을 겨냥해 "용서치 않겠다"며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었다.


6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비디오 성명을 통해 "일가족은 (포격에서) 탈출하기 위해 마을을 떠났을 뿐"이라며 "우크라이나 내에서 얼마나 많은 가족이 죽었는가. 용서치 않겠다.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이날 수도 키이우 북부 외곽의 소도시 이르핀에서 일가족을 포함한 8명의 민간인이 러시아군의 박격포 공격으로 사망한 후 전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민간인을 공격한 러시아군을 향해 "이번 전쟁에서 만행을 저지른 모든 'X자식(bastard)'들을 응징하겠다"며 "이 땅에 무덤을 제외하고는 러시아군을 위한 조용한 곳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더 많은 포격이 있을 것"이라며 "계획적인 살인이다. 인도주의 통로는 무슨, 피투성이 통로만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당시 포격 현장에 있던 뉴욕타임스(NYT) 취재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진격을 늦추기 위해 키이우와 연결된 다른 다리들을 미리 폭파했다. 때문에 이날 북쪽 외곽 이르핀을 떠나 남쪽으로 향하는 수백 명의 피란민은 이곳의 오래된 다리를 지날 수밖에 없었다. 당시 그들 주변에 있던 우크라이나 군인은 전투병이 아닌 민간인 이동을 돕는 병력으로, 10여명밖에 없었다고 한다.


NYT의 취재 영상에서는 우크라이나군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등장하고 길 건너편에는 민간인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짐을 들고 인도를 따라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일순간 갑작스러운 포탄 한 발이 거리 가운데 떨어지면서 카메라가 크게 흔들린다. 잠시 후 거리는 뿌연 흙먼지로 뒤덮인다.


취재진이 영상 초점을 맞추자 길 건너편에 한 여성과 그녀의 자녀 10대 아들, 8세로 추정되는 딸 등 일가족이 쓰러져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군인들이 다급하게 이들을 향해 건너편으로 건너갔지만, 이미 의식을 잃은 후였다고 NYT는 전했다. 그들 주변에는 짐가방들이 흩어져 있고 반려견이 캐리어 안에서 짖고 있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올렉산드르 마르쿠신 이르핀 시장은 이날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러시아군은 인근 도시로 대피하려던 마을 주민들에게 포격을 가했다"며 "파렴치한 짓이며, 그들(러시아군)은 괴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D

한편 6일 CNN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공격한다는 신뢰할 만한 보고서가 있다"며 미국 내 관련 부서에 러시아의 전쟁범죄 여부를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우크라이나 당국은 국제사법재판소(ICC)에 러시아 침공 중단을 요구하는 긴급 판결을 요청하기로 했다.


나예은 기자 nye870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