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다이어리] 헨리 키신저 소환한 중국
8년 전 키신저 기고문 통해 대만 문제 투영
키신저,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 반대, 러시아에 맞서는 서방의 전초기지 안돼"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다음 날인 25일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을 소환했다.
환구시보는 2014년 3월 5일 키신저가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한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이라는 제목의 글을 열거했다. 2014년은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면서 국제사회로부터 지탄과 제재를 받았던 때다.
키신저는 당시 기고문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독립국가로서 서방과 협력하지만 러시아에 대한 적대 관계는 피하는 게 좋다는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키신저는 "우크라이나가 살아남으려면 어느 쪽에 붙어서 상대를 향한 교두보가 되기보다는 양측을 연결하는 다리가 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맞서는 서방의 전초기지가 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키신저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역사, 종교, 민족적 뿌리 관점에서 얽혀 있는 국가들이라며 서방 진영은 이러한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고 썼다. 그는 1709년 폴타바 전투(러시아ㆍ스웨덴 전투)를 시작으로 러시아 자유를 위한 중요한 전투 대부분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벌어졌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수 세기 동안 러시아의 일부였다면서 러시아 입장에서 보면 우크라이나는 결코 외국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키신저는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정치ㆍ경제적 관계(유럽 포함)를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가 있다▲우크라이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에 가입해서는 안 된다▲우크라이나 지도자는 국내적으로 지역 간의 화해 정책을 선택해야 하며 국제적으로는 핀란드와 유사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은 기존 세계 질서에 어긋나는 만큼 러시아는 크림반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우크라이나ㆍ러시아 문제 해법 4가지를 제시했다.
환구시보의 기사는 언뜻 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원인과 해법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면에는 대만 문제가 담겨 있다. 우선 중국과 대만은 같은 언어를 쓰는 같은 민족이며, 같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또 내전(국공내전)이 있었지만 대만은 외국이 아니다. 미국 등 서방 진영이 대만에 무기를 지원하며 독립을 부추기고 있다. 미국의 대만 독립 지원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압박 조치라는 게 중국의 시각이다.
키신저의 8년 전 기고문 원문의 주어를 중국과 대만으로 바뀌면 현재 우크라이나 상황과 거의 같다. 환구시보가 키신저의 기고문을 들춰낸 이유다. 또 대만과 미국에 대한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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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진영의 제재가 두려웠다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때가 되면 중국도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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