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린이가이드] '물적분할'에 떠는 개미들…대체 분할이 뭐길래?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최근 기업들의 '물적분할' 소식에 해당 기업의 주가가 출렁이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습니다. 소액주주들은 해당 기업과 금융당국을 상대로 청원에 나서는 등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대통령 후보들은 주요 공약으로 물적분할 제재를 내세우는 등 주식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분할. 대체 분할이 뭐길래 주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걸까요?
물적분할에 주가 롤러코스터 탄 CJ ENM
CJ ENM CJ ENM close 증권정보 035760 KOSDAQ 현재가 43,900 전일대비 350 등락률 -0.79% 거래량 193,609 전일가 44,250 2026.05.15 15:30 기준 관련기사 CJ온스타일, 1분기 매출 전년比 4.5%↑…영업이익 239억원 [클릭 e종목]"더딘 실적 회복세" CJ ENM 목표주가 하향 [클릭 e종목]"CJ ENM, TV 부진에 광고 실적 역성장 전망…목표가↓" 은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예능·드라마·영화·애니메이션 사업의 주요 제작기능을 물적분할해 스튜디오 신설을 추진하는 내용의 '물적분할을 통한 신설법인 추진 계획'을 공시한 바 있습니다.
이에 CJ ENM의 주가는 끝 없이 추락해 지난 1월28일에는 11만8000원으로 52주 최저가를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최고가를 기록했던 지난해 10월25일 19만1600원과 비교하면 38% 낮은 수준입니다.
CJ ENM 뿐만이 아닙니다. 앞서 2020년 9월16일 LG화학 LG화학 close 증권정보 051910 KOSPI 현재가 374,000 전일대비 18,500 등락률 -4.71% 거래량 407,694 전일가 392,500 2026.05.15 15:30 기준 관련기사 LG화학, 황체기 보조요법 난임 치료제 '유티프로' 출시 [클릭 e종목]"LG화학, 뚜렷한 상저하고 흐름 기대…목표가↑" LG화학, 교체형 자가주사 성장호르몬 '유트로핀 에코펜' 출시 은 장중 물적분할 한다는 공시를 냈습니다. 이에 주가는 5%대 하락, 그 다음날도 6%대 하락을 기록했습니다.
대체 물적분할이 뭐길래?
분할은 쉽게 말해 회사 내 여러 사업부를 떼어내 새로운 회사로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close 증권정보 373220 KOSPI 현재가 417,000 전일대비 25,000 등락률 -5.66% 거래량 798,242 전일가 442,000 2026.05.15 15:30 기준 관련기사 '팔천피'의 저주인가…뚫자마자 추락하더니 7400선 마감, 코스닥도 5% 빠져 코스피, 외국인 '팔자'에 장중 7600선까지 하락 7000 넘은지 얼마나 됐다고 또 폭등…코스피 8000 시대 열렸다 이 그렇습니다. 당초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의 여러 사업부 중 하나였습니다. 이를 떼어내 하나의 독립된 회사로 만드는 것이 바로 분할입니다.
분할에는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이 있습니다.
인적분할은 신설되는 회사의 주식을 기존 회사의 주주들에게 지분율대로 배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A라는 회사의 주식을 100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 A라는 회사가 A와 B라는 회사로 50대 50 인적분할을 한다면, 이 비율대로 A회사 주식 50주, B회사 50주를 보유하게 됩니다.
반면 물적분할은 기존 회사가 분할 신설되는 회사의 주식을 100% 소유하는 방식입니다. 기존회사 주주에게는 신설 자회사 주식을 주지않고, 상장 과정에서 기존 회사의 지분은 낮아지게 됩니다.
문제는 분할한 신설회사가 상장할 때 입니다. 기존 회사의 기업가치가 깎이기 때문이죠.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소식에 LG화학의 주가가 곤두박질 친 것도 이러한 이유입니다.
LG화학의 사업 중 배터리사업의 성장성을 보고 주식을 산 주주들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LG화학이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상장하면 기존 주주들은 LG에너지솔루션의 주식을 하나도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주가 곤두박질 치는데 기업들 '물적분할' 택하는 이유?
기업들이 주가가 곤두박질 치는데도 물적분할을 택하는건 대규모 자금조달이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인적분할은 기존 회사 주주들이 신설회사의 주식을 지분율대로 나눠 갖기 때문에 기업입장에서는 대규모 자금을 마련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물적분할 잇따르자 제 2의 동학개미운동까지
이처럼 물적분할이 개인투자자들의 이익이 아닌 회사측의 이익으로 돌아가자 개인투자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대통령 후보들도 물적분할 제한을 주요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대주주가 물적분할로 소액주주를 배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 책임원칙)'을 활용해 대주주를 견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물적분할 시 기존 주주들에게도 신주 인수권을 일부 부여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와 카카오페이의 사례를 직접 언급하며 "소액주주들은 피해보고 대주주만 이익을 보는 분할 상장, 즉 물적분할한 회사의 상장을 금지하겠다"고 했습니다.
물적분할, 실패사례만 있을까?
물적분할의 성공사례도 있습니다. KT KT close 증권정보 030200 KOSPI 현재가 58,700 전일대비 2,900 등락률 -4.71% 거래량 630,265 전일가 61,600 2026.05.15 15:30 기준 관련기사 [써보니]들고 다니는 AI TV…스마트해진 '지니TV 탭4' 총 상금 30억원 '전 국민 AI 경진대회' 개막 한 달 만에 7만명 몰렸다 KT, 해킹 타격에도 연 1.5조 이익 목표..."AX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종합) 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KT는 지난 15일 사업가치 제고를 위해 클라우드와 인터넷데이터센터(IDC)사업을 분할해 'KT클라우드'를 설립한다고 밝혔습니다.
KT는 클라우드와 IDC사업을 현물출자 방식으로 분리해 오는 4월1일 KT클라우드를 신설할 예정입니다.
KT클라우드는 앞서 많은 기업들의 물적분할 사례처럼 분사로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자 대책마련에 나섰습니다.
이를 위해 KT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회사 주식을 현물배당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정관 개정에 나설 예정입니다. 또 기업분할 관련 제도 개선이 법으로 마련되면 반영하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KT를 분할 우수사례로 칭찬하고 있습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T의 클라우드 사업 분사는 물적분할에 따른 기업가치 훼손과는 거리가 멀다"며 "KT 전체 매출 중 클라우드·IDC 사업 비중은 1.8%에 불과해 영업이익에 기여분이 작고, KT는 이번 분사를 통해 특정 대주주가 이익을 볼 수 있는 여지가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 역시 KT의 사례에 대해 "주주가치를 충분히 고려한 분할"이라며 "특정 주주를 위한 것이 아닌 사업 성장성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온 의사결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기업분할이 주는 부정적 인식 해소를 위해 자회사 상장 시 KT 주주 대상으로 공모주를 우선 배정하는 등 소액주주 보호장치도 따로 마련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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