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지속적 수입 재개 요구
韓 4월 CPTPP 가입하면
대만 이어 압박 커질 듯

현재 ‘농수산물 원산지 표시’
국민 알권리 보장 어려워

정부, 기준·법령 개정하고
소비자가 판단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정보 표시해야

후쿠시마산 몰려오기 전에 ‘완전표시제’ 마련해야[김태민의 식의약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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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지 10년이 넘었지만 방사능 유출에 대한 명확한 정보 부족과 관리부실 논란으로 국내에선 여전히 후쿠시마산 수산물을 수입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강력한 수입 재개 요구는 지속되고 있으며, 최근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과 관련해 새롭게 이슈로 부각되고 있어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주도로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들이 체결한 자유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2017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탈퇴선언으로 무색해지자 일본이 주도해 11개국이 체결한 협정이 CPTPP다. 우리나라도 4월 가입 신청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대만이 가입을 위한 포석으로 후쿠시마산 식품 수입을 전면 허용하면서 일본이 그 여세를 몰아 우리한테도 으름장을 놓고 있는 것 같다.


정부가 후쿠시마산 수산물의 수입을 금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전’이다. 하지만 CPTTP 가입을 위해 불가피하게 수입을 허가할 수도 있는 만큼 이런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표시문제를 재정비해 대비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 정부는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및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을 통해 국내에서 유통되는 식품의 표시를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산업계 의견을 우선하면서 국민들의 알권리를 막고 있는 규정이 있을 정도로 국민들이 전적으로 정부 정책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유전자변형식품(GMO)에 대한 표시문제다.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GMO에 대한 완전표시제를 시행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협의체만 만들어 책임을 회피하고, 원가 상승이나 불필요한 불안을 확산한다는 이유로 정부가 오히려 산업계 이익을 대변하며 제도 시행을 지연시키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최근 GMO 표시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정부 정책과 기존 법령이 잘못돼 이를 근거로 한 행정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려 주목을 받았다.

사건은 한 유가공업체가 유제품을 판매하면서 제품에 ‘무항제+Non-GMO콩으로 키운’이라고 표시하며 시작됐다. 관할 행정기관인 전라남도는 이를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제5호인 소비자를 기만하는 표시라고 판단해 시정명령 행정처분을 내렸다.


1심에선 ‘유제품과 같이 GMO 표시대상이 아닌 식품에 Non-GMO 표시를 하는 경우 소비자로선 다른 유제품에는 유전자변형DNA 또는 유전자변형단백질이 남아있는 것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존재하고, 소비자의 알권리 보호를 위해선 유전자변형식품표시고시에 따라 GMO에만 표시하면 충분하므로 소비자를 기만하거나 오인·혼동시킬 우려가 있는 표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에선 1심 판결이 완전히 번복됐다. 이 사건은 결국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으로 확정됐으므로 결국 소비자의 인식을 기준으로 다양한 GMO 식품 표시를 열어준 사건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 사건이후에도 GMO 표시에 대한 법령이나 정책이 변한 게 없다.


식품 안전이 정부의 책무라면 소비자가 판단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도 안전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런데 지금까지 정부는 소비자의 알권리를 포함한 기본 정책이나 법령을 정부주도로 처리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왔다. 표시란 소비자가 식품을 판단하는 가장 안전하고 객관적인 방법이다. 허위·과대광고를 일일이 정부가 차단하는 것이 어려운 현실에서 정부가 소비자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제도가 표시라는 것을 잊지 말고 합리적인 소비자 기준부터 변경해서 법령을 개정하고 제도를 시행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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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위생법률연구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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