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기업 사외이사 재직기간, 선진국 대비 절반…"전문성 못 쌓는다"
경총, 사외이사 운영현황 국제비교와 시사점 보고서
"美 시총 1위 애플 사외이사 8명 평균 9.5년 재직"
재직기간 제한 2년 시행…사외이사 전문성 축적 저해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우리나라 주요 기업의 사외이사 재직기간이 2년 반 정도로 미국 등 선진시장에 비해 절반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정기간 이상 재직하는 걸 제한하는 등 규제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되는데,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의 전문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우리나라와 미국·일본·독일·영국 등 5개 나라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의 사외이사 평균 재직기간을 비교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는 평균 2.5년으로 집계됐다. 미국이 7.5년으로 가장 길었고 독일이 5.1년, 영국이 3.6년으로 우리보다 길었다. 우리와 기업문화가 비슷한 일본은 3.1년이었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4개 나라의 평균 재직기간은 5.1년이었다.
우리나라는 사외이사 재직기간을 제한하는 개정 상법 시행령이 2020년 1월부터 시행, 올해로 2년을 맞았다. 개정령에 따라 사외이사는 최대 6년까지만 맡을 수 있다. 앞서 개정령 시행 전인 2019년까지만 해도 평균 3.8년 재직했으나 이후 줄어들었다. 재직기간이 6년이 넘은 사외이사 비중은 우리나라가 4.2%로 현저히 낮은 수준이었다. 미국이 47.9%로 절반가량이 6년 넘은 사외이사를 두고 있었으며 가장 낮은 일본도 9.6%에 달했다. 우리나라도 개정령 이전 임명된 사외이사는 6년이 남은 임기가 보장되며 이후 교체된다.
미국 시총 1위 기업 애플의 사외이사 아서 레빈슨은 21년간 사외이사로 있다. 사외이사 8명의 평균 재직기간은 9.5년으로 집계됐다. 영국에서는 법령이 아닌 기업지배구조 코드를 통해 사외이사의 적정 재직기간을 9년으로 정하고 있다. 따로 사유를 밝히면 예외가 인정돼 그 이상 있는 경우도 있다.
사외이사의 경력도 우리나라와 다른 선진국간 차이를 보였다. 대부분 최고경영자(CEO)나 임원 등 기업인 출신이 가장 많았는데 우리는 교수 등 학자 비중이 높았다. 영국과 미국은 기업인 사외이사가 80%를 넘었고 우리는 17% 수준으로 파악됐다. 우리나라는 학자 비중이 47.9%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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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가증권시장 상·하위 40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사외이사 평균 재직기간은 상위권보다 하위 기업이 더 길었다. 장기근속중인 사외이사가 남았기 때문이다. 재직기간 제한에 따른 규제가 중소·중견기업에 더 큰 영향을 끼쳤다고 경총은 분석했다. 재직기간을 포함해 기업의 이사회를 보다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사외이사의 일률적인 재직기간 제한으로 사외이사를 자주 교체해 전문성 축적을 저해할 것"이라며 "사외이사 인력풀이 넓지 못한 상황에서 특히 중소·중견기업에게 사외이사 신규 선임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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