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악화 가능성에 대비
"코로나 지원책 착시 현상으로 손실흡수 능력 가늠안돼" 지적도

당국, 적립 기조 유지…금융사들 올해도 충당금 더 쌓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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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코로나19 이후 금융 충격을 대비해 충당금을 쌓아왔던 금융사들이 올해도 충당금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올해도 코로나19 장기화 등에 따른 건전성 악화 가능성에 대비해 금융사의 충당금 적립 기조를 이어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일 발표한 올해 업무계획에서 코로나19 장기화 및 취약차주 상환유예 종료 등에 따른 건전성 악화 가능성에 대비해 금융사의 충분한 충당금 적립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필요시 취약차주에 대한 은행간 건전성 분류 차이 등을 점검하고 특히 건전성 취약 또는 부실 우려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자본확충,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및 취약부문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11일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도 당국은 금융권의 손실 흡수 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대손충당금 적립 실적을 점검, 충분히 쌓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금융지주들의 지난해 충당금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2020년에 선제적으로 충분히 충당금을 쌓았고 지난해 연체율도 낮아지는 등 건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대손충당금은 총 3조1765억원으로 전년 대비 20.4% 줄었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대손충당금은 5213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8.5% 감소했고 우리금융은 5370억원으로 31.5% 줄었다. 신한금융은 9964억원으로 전년 대비 28.3% 감소해 KB를 제외한 3곳이 충당금을 줄였다.

코로나19 금융지원책에 따른 착시 현상으로 은행의 손실흡수 능력을 정확히 따질 수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은행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은 코로나19가 발발한 2020년 3월말의 110.6%에서 2021년 9월말 156.7%로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면서 "소상공인·중소기업의 대출 만기 연장 및 원리금 상황유예 등 지원 정책이 부실의 현재화를 연기해 줌으로써 자산건전성이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해줄 가능성이 있으며 이로 인해 국내 은행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오미크론 변이로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영업환경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낮아보이는 가운데 당장 현실화된 부실채권을 기준으로 산출된 대손충당금적립률은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에 대한 불충분한 지표일 뿐 아니라 오히려 오인을 유도하는 지표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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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충당금 적립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지주사들의 올해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은행의 충당금 적립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은 원리금상환 비중, 원리금 상환 유예 등으로 여타 선진국 은행 대비 낮기 때문에 금리 상승, 대출 한도 축소, 상환 유예 중단, 원리금 상환 비중 확대 시 대손충당금이 단기간에 급증할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면서 "추가 충당금 적립 수준은 은행 실적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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