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에너지 '핵융합 인공태양', 24년만에 더 빛났다
친환경 에너지 개발 진전
기존 최고기록 2배 쾌거
"과학·공학적 큰 난제 정복"
韓 등 7개국 ITER도 청신호
영국 윌리엄 왕세손이 2018년 10월 당시 잉글랜드 애빙던에 위치한 영국원자력청에 방문해 이안 채프맨 사무총장(왼쪽에서 첫 번째)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무궁무진한 친환경 에너지원이 될 수 있는 핵융합 에너지 개발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와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 핵융합 프로젝트 ‘유로퓨전’ 연구진은 영국원자력청이 운영하는 핵융합 연구장치 제트(JET)를 통해 59MJ(메가줄) 에너지를 5초 동안 생성했다.
1997년 세운 기존 최고 기록(21.7MJ)의 두 배 이상에 달하는 수준으로, 24년 만에 이룬 쾌거다. 이안 채프맨 영국원자력청 사무총장은 "과학적, 공학적으로 가장 큰 난제 중 하나를 정복하는 데 큰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태양과 같은 별(항성)이 빛을 내며 에너지를 내뿜을 때 사용하는 원리와 같아서 인공태양으로 불린다. 핵융합 에너지는 중수소와 삼중수소의 원자핵이 플라스마 상태에서 융합할 때 방출된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핵융합은 무제한에 가까운 미래의 잠재적 에너지로 여겨지는 태양에 동력을 공급하는 것과 같은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핵분열 때 방출되는 에너지를 이용하는 기존 원자력과 달리 핵융합 에너지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생성하지 않는다.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일부 발생하지만 반감기가 빨라 수십년만 보관하면 자연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 핵융합 에너지가 이른바 ‘깨끗한 전력’이라고 불리며 저탄소 에너지 일환으로 주목받는 까닭이다.
이번 실험은 핵융합 에너지를 만드는 게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중요한 진전이다. 스카이뉴스는 "핵융합 반응으로 생성한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지만 지속적인 핵융합이란 점에서 주요한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동시에 상용화까진 아직 갈 길이 멀었음을 시사했다. 영국 경제매체는 "59MJ는 주전자 60개의 물을 끓이는 데 필요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방사능 물질이나 온실가스 같은 오염원이 적은 에너지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수십년간 핵융합을 연구해왔다. 핵융합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심화를 막기 위한 대응책 가운데 하나로 주목을 받고 있다.
토니 도네 유로퓨전 연구책임자는 "지난 20년 이상 지속됐던 유럽 내 ‘인공태양’ 연구에 중요한 순간"이라며 "핵융합 기술을 통해 5초간 안정적으로 얻어낸 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했다는 뜻은 5분, 5시간으로 발전 가능 시간과 용량을 늘려나가는 것은 시간문제란 뜻"이라고 말했다.
채프맨 총장은 "우리는 미래 세대를 위해 지구를 보호할 지속가능한 저탄소 에너지원을 만드는 데 필요한 지식을 구축하고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실험의 성공으로 한국, 미국, 중국, 일본, 인도, 러시아, EU 등 7개국이 참가한 핵융합 장치 개발 협력 프로젝트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연구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게 됐다. ITER는 프랑스 남부 카다라슈에서 같은 기술을 이용해 에너지를 대량 생산하는 실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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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빌레 군터 막스 플랑크 플라스마 물리학 연구소장은 "이번 프로젝트가 더 큰 규모의 ITER가 실험에 들어갈 때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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