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른 재택치료②]
불안한 시민들 '각자도생' 준비
온라인서 상비약 목록 공유
약국서 주요 약 묶음 판매도
가격 2배 진단키트 품귀 여전

30대 직장인 A씨가 구입해 놓은 상비약과 체온계, 자가검사키트./독자 제공

30대 직장인 A씨가 구입해 놓은 상비약과 체온계, 자가검사키트./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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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이춘희 기자, 김영원 기자]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정부의 새 재택치료 방침이 발표되자 약국부터 찾았다. 진통제와 종합감기약, 체온계 등 혹시라도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를 대비한 상비약을 구매하기 위해서였다. 집 근처 약국 5곳을 돌아다닌 끝에 겨우 마지막 남은 자가검사키트를 구할 수 있었다. 가격은 1만6000원으로, 몇 달 전 최저 8000~9000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두 배가량 비쌌다. A씨는 "어디서 어떻게 감염될지 모르는데 아무 것도 해주지 않는다니 걱정이 앞서 약부터 구매했다"면서 "직장 동료와 친구들은 단체대화방에서 상비약 목록을 공유하거나 자가검사키트가 있는 약국이 어딘지 알려주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각자도생’에 상비약 불티

정부가 10일부터 재택치료자 대부분이 ‘셀프 치료’를 하도록 확진자 관리 체계를 개편하자 불안감이 커진 시민들이 각자도생에 나섰다. 기존 확진자에게 지급되던 해열제, 손소독제, 체온계, 산소포화도 측정기기 등 재택치료 키트도 고위험 집중관리군에만 주기로 하면서 모든 준비를 스스로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코로나 상비약’이라는 제목으로 소염진통제, 체온계, 인후통약, 진해거담제, 종합감기약은 물론 면역력 향상을 위한 종합비타민까지 소개하는 글이 호응을 얻고 있다.

재택치료 체계 전환을 앞두고 있는 9일 서울 마포구청에 마련된 재택치료전담팀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재택치료 체계 전환을 앞두고 있는 9일 서울 마포구청에 마련된 재택치료전담팀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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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에서도 코로나 상비약 판매를 내걸고 판매하는 곳이 늘었다. 서울 종로5가 한 약국은 ‘코로나 재택치료 대비 가정상비약 미리 준비하세요’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약국 관계자는 "상비약을 찾는 분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가정상비약뿐 아니라 설사, 두통약 등 갑자기 아플 때 못 나갈 거를 생각해서 구매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예 주요 약을 묶음으로 판매하는 약국도 있었다.

산소포화도 측정기 문의도 덩달아 늘었다. 종로5가 의료기기상 5곳에 문의한 결과 4곳에서 "산소포화도 측정기와 체온계를 찾는 사람들이 평상시보다 많아졌다"고 답했다. 의료기기상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대부분 8만~11만원 선에서 가격이 형성돼 개인이 사기에는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로 산소포화도를 측정하는 방법이 인터넷이나 단체 대화방 등을 통해 공유되고 있다.


검사키트 가격 2배 올라

자가검사키트 품귀 현상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전날 서울 종로구와 강동구 일대 약국 11곳을 돌아본 결과 8곳은 품절된 상태였다. 키트가 있는 3곳도 1~2개만 남아 있었다. 가격은 1만5000~1만6000원 수준이었다. 약국들은 "자가검사키트가 여전히 많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못 믿을 진단키트, 코로나 상비약…"일단 사두자" 원본보기 아이콘

한 약국은 "하루에 20~30개 들어오는데 20개를 한 번에 다 사가는 손님도 있었다"며 "기업 같은 데에서는 50개를 한 번에 사고 싶다고 연락이 오는데 재고가 없어서 못 팔고 있다"고 했다. 다른 약국도 "병원 근처 대형약국은 물량이 들어오자마자 바로 다 나간다고 보면 된다"며 "오히려 주택가 인근 소형약국에 그나마 남아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온라인쇼핑몰에서도 구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온라인 가격도 덩달아 올라 지난달 초만 해도 1만원 안팎이던 2회분 검사키트는 대부분 2만원대을 훌쩍 넘긴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검사키트 신뢰도는 ‘뚝’

자가검사키트 진단 결과에 대한 불신은 여전히 높다. 바이러스 배출량이 적은 감염 초기 ‘거짓 음성’의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한 코로나19 확진자는 "자가진단에서 음성이 나왔는데 인후통이 계속돼 병원을 찾았더니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왔고, 결국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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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은 자가검사키트의 위음성률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드러나지 않은 ‘깜깜이 확진자’가 예상보다 많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혁민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무증상자는 바이러스 배출량이 적을 수밖에 없어 신속항원검사 정확도는 40~50%로 떨어진다"며 "바로 PCR 검사를 받는 일부 고위험군을 제외하면 전체 신규확진자의 30~50%는 놓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5만명이 신규 확진이면 실제로는 7만~8만명 정도가 실질 확진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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