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대표소송…재계 "꺼진불 아니다"(종합)
정부 입김 작용 '대선후 걱정'
개혁없다면 계속 반복될수도
지난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 사옥 앞에서 열린 '현대산업개발-카카오-이마트 정기주총 국민연금의 주주권행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참여연대와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민주노총·한국노총 등은 기자회견에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현산·카카오·이마트 등에 전문경영인 공익이사를 추천하고, 문제이사 해임과 회사·주주가치 추락 재발 방지 시스템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이혜영 기자] 정부가 추진했던 국민연금 대표소송 개정안이 사실상 철회 수순에 들어갔으나 재계에서는 마냥 안심하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정부 의지에 따라 언제든 다시 추진할 여지가 있어서다. 논란이 된 지침의 경우 지난해 12월 개정안이 나오기 전후로 주무부처와 이해당사자 간 소통이 부족했던 상태에서 추진됐던 터라 앞으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게 경영계의 우려다.
유정주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제도팀장은 9일 "현 정부에서 한 발 물러서더라도 차기 정부에서 (국민연금 대표소송에 대한) 우려가 계속될 것"이라며 "정부 입김이 클 수밖에 없는 국민연금 조직과 지배구조를 개혁하지 않는다면 계속 반복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손석호 한국경영자총협회 사회정책팀장은 "당연직 정부위원 사이에서도 이 사안을 더욱 신중히 접근해야 할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고 봤다.
경영계에서는 그간 이번 지침 개정안이 권한 위임을 잘못하고 있다며 개정작업을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국민연금의 대표소송의 결정 권한을 기금운용본부가 아닌 수책위가 전담하는 것이 정당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사실상 경영활동에 대한 모든 결정이 소송 대상에 포함될 수 있는 만큼 수책위로 이관될 경우 경영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게 기업들의 주장이다.
경영계 "잘못된 권한 위임
수책위 대표소송 결정, 위법소지도"
소송 남발시 연금 주인 국민도 손해 지적
현재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는 총 261개사다. 이중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인 상장사는 9곳, 2대 주주인 곳은 208개에 달한다. 10% 이상 지분을 가진 상장사도 48곳이다.
소송이 남발되면 연기금과 기업은 물론 연금 가입자인 일반 국민들에게까지 피해를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기업들이 반대하는 이유다. 경총을 비롯한 사용자 단체 7곳은 지난달 지침개정을 보류하는 한편 국민연금 대표소송 절차나 주체와 관련한 내용을 법률에 명확히 담아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단체는 성명에서 "전체 연금보험의 42%를 순수 부담하는 기업이 대표소송의 직접적 이해당사자가 됨에도 복지부와 국민연금은 경제계와 사전 의견수렴조차 갖지 않았다"며 "개정안을 무리하게 강행사는 것은 명목상 주주가치를 앞세운 실질적 경영간섭에 불과하고 이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7월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한 시민들이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제정을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원본보기 아이콘지난해 10월 기준 국민연금 기금 규모 917조8000억 원 중 국내주식 투자 규모는 17.9%인 163조9000억 원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6.7%에 이른다. 유 팀장은 "(수책위로 이관될 경우) 기업은 기업대로 손해고 국민의 노후보장이 목적인 국민연금도 결국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될 것"이라며 "이를 다시 논의한다고 하더라도 국민연금 개혁과 구조 개편을 선행한 뒤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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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열릴 기금위 상정안건으로 기존의 수책위 운영지침 개정안을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무부처인 복지부에서는 여전히 수책위로 권한을 위힘하는 방안을 지지하는 기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개정안이 불합리한 부분이 많은 만큼 소모적 논란이 지속되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면서 "대표 소송 권한 이관이 백지화됐다고 하지만 다시 또 추진될 가능성이 있어 안심할 수만은 없다"고 우려했다.
이혜영 기자 h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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