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리는 '칩머니'시대]도미노 금리 인상…90년대 이후 최대 긴축 온다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이현우 기자]싼값에 손쉽게 돈을 빌렸던 ‘칩 머니(cheap money)’의 시대는 끝났다. 미국이 3월부터 금리 인상에 나서며 1990년대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글로벌 긴축이 단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들이 앞다퉈 시중에 풀었던 돈자루를 조이기 시작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3월 금리 인상을 시사한 데 이어 각국 중앙은행들의 긴축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주 기준금리를 인상한 영국, 체코, 브라질에 이어 이번 주에는 멕시코(10일), 러시아(11일) 등이 금리 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12월 정책금리를 8.5%로 1.0%포인트 높인 러시아는 이후에도 물가 상승, 루블화 약세가 이어지자 이달에도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 확실시된다. 멕시코 역시 작년 12월 인상에 이어 이달에도 0.5%포인트 추가 인상에 나설 전망이다.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를 겸하고 있는 클라스 노트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는 올 4분기 ECB의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노트 총재는 "유럽 국가 대부분이 올해 4% 이상의 인플레이션에 시달릴 것이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며 "이르면 4분기부터 ECB가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ECB는 2011년 이후 줄곧 금리를 내리거나 동결하기만 했다.
향후 주요국의 도미노 긴축 행보는 더 가속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오는 4월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차지하는 국가들이 금리 인상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1990년대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긴축 통화정책이 이뤄지는 것이 된다. 이미 지난해부터 칠레,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에 나선 상태다.
각국 중앙은행이 돈줄 조이기에 나선 이유는 수십 년 만에 최고로 뛴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유례 없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기 과열, 인플레이션을 고려하지 않고 돈 풀기에 나섰던 각국 중앙은행이 이제 칼을 빼 든 것이다.
미국의 소비자 물가는 198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오는 10일 공개되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7.3%로 2개월 연속 7%대가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공급 병목에 유가·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맞물리며 인플레이션 압박을 키우고 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연차 내고 프로필에 '파업', "삼성 망한 듯"… 내...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저렴한 이자로 돈 빌리던 칩 머니 시대가 막을 내렸다"며 "이제 각국 정부, 기업, 가계는 칩 머니 시대를 거치며 급증한 부채와 이자 폭탄을 떠안게 됐다"고 전했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2000년 230%에서 팬데믹 직전 320%, 지난해 상반기 353%까지 치솟았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