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회에 걸쳐 56톤, 1억5000여만원어치 판매

서울 서초동 대법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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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육아종이 생겨 폐기 대상인 돼지고기 목살을 저가로 구입한 뒤 가공해 판매한 일당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육아종(肉芽腫)은 눈으로 봤을 때 크고 작은 결절이나 침윤이 전신에 퍼진 결절모양인 염증성 병변을 의미한다. 돼지에 구제역 예방 접종을 할 때 목 부위에 주사를 놓는데, 백신접종 부위가 오염되거나 주사침이 비위생적인 경우 세균에 감염돼 접종부위에 화농(고름)이 발생하면서 생기는 화농성 육아종과 백신에 대한 면역반응으로 인해 생기는 비화농성 육아종으로 구분된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축산물 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인천 서구 소재 2차 식육포장처리업체 A사 대표 B씨(54)와 이사 C씨(57)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과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A사 직원인 육가공작업자 D씨(49)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B씨와 C씨는 2017년 5월부터 2018년 7월께까지 청주시 청원구에 있는 E 식육포장처리업체로부터 육아종이 생겨 폐기해야 할 돼지고기 목살 부위 56톤을 싸게 사들여 육안으로 확인되는 이상부위를 칼로 도려내 제거한 뒤 나머지 고기를 잡육 형태로 가공해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D씨는 목살의 이상부위를 도려내는 역할을 맡았다.

B씨 등은 2017년 5월 E사로부터 공급받은 육아종 발생 돈육 목살 부위를 같은 달 25일 거래처인 S사에 1육아종g당 3500원씩 모두 21육아종g을 7만3500원에 판매한 것을 비롯해 위 기간 동안 총 300회에 걸쳐 56톤(5만6144육아종g)이 넘는 육아종 발생 돈육을 판매해 1억5000여만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1심과 2심 재판에서 B씨 등은 증거로 제출된 경기도동물위생시험관리소의 시험성적서들은 검체나 사료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보관상 문제가 있기 때문에 증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사에서 돈육을 압수하는 현장에 참여했던 인천 서구청 소속 공무원의 '압류조치해야 될 물건들이 냉장고에 박스채로 보관돼 있었고, 냉장고는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었다'는 증언과 '압수된 돼지고기를 경기도동물위생시험소로 운반하는 과정에서 어떤 환경에서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려서 운반됐는지 불문하고 돼지고기에 없었던 화농성병변이 새로 발생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증언 등을 토대로 이 같은 주장을 배척했다.


또 B씨 등은 자신들이 가공·판매한 '육아종이 발생한 돈육 목살 부위'는 축산물 위생관리법 제33조 1항 4호에서 규정한 '인체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축산물'에 해당하지 않으며, 더욱이 화농 부위를 제거한 뒤에 가공·판매했기 때문에 인체에 해롭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축산물 위생관리법 제33조 1항 4호에서는 인체의 건강을 '해치는' 축산물이 아닌 인체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축산물의 판매를 금지하고 있고 ▲도축 및 발골 과정에서 화농 부위만으로 도려낼 수 없어 화농과 그 주변 부위를 도려내 이들을 일체로 폐기물로 취급해 처분하는 점 등을 들어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화농이 발견되면 그 부위를 최대한 넓게 절단해 폐기처리하고, 화농을 떼어낸 목심은 정상품과 구별해 B급 목심으로 분류해 생산한다'는 축산업 30년 종사자의 증언과 A사가 고기를 공급받은 E사 제1공장에서 고기를 수거하는 일을 담당했던 직원이 경찰조사에서 한 "내가 고기를 가져왔던 라인은 잡뼈와 식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 폐기물이 나오는 라인이고, 제1공장 전무가 '이 고기를 가져가면 절대 안 된다. 사람이 못 먹는 고기이고, 가져가면 징역 간다'고 한 말을 들었다"는 진술 등이 이 같은 재판부의 판단 근거가 됐다.


대법원은 B씨의 상고이유와 관련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축산물 위생관리법 제33조 1항 4호의 '인체의 건강을 해칠 우려' 또는 죄형법정주의 및 고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상고를 기각한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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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대법원은 C씨와 D씨의 경우 1심판결에 대해 항소하면서 항소이유로 양형부당만을 주장했기 때문에 2심 판결에 대해 법리오해를 주장하는 것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고 지적하며 두 사람의 상고 역시 기각했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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