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의혹 '중앙지검→성남지청→분당署→경기남부청' 떠넘기기(종합)
작년 11월 국민의힘 배임 고발
"관할기관 수사" 성남지청 이송
"검경 수사권 조정" 경찰로 넘겨
다시 경기남부청으로 프리패스
3개월 지나도 아직 내사단계
김진태 국민의힘 국민검증특별위원장과 김은혜 의원 등이 2일 경기도 성남시 백현동의 이른바 '옹벽 아파트'를 찾아 현장을 둘려보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장세희 기자] 서울중앙지검에서 ‘관할기관에서 수사하라’는 이유로 넘긴 성남시 백현동 개발 의혹 사건이 성남 검찰과 경찰에서 ‘프리패스’ 돼 수원 경기남부경찰청에 이송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성남지청은 검·경 수사권 조정을, 성남 분당경찰서는 수사규칙을 각각 명분으로 해당 사건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선 "설득력 떨어지는 논리로 책임을 전가한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성남시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과 판박이란 얘기가 나오는 ‘분당 백현동 개발 의혹’ 고발 사건이 경기남부청 반부패경제범죄수대에서 내사 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사는 사건을 입건하기 전 자체 조사를 펼치는 것으로, 정식 수사에 착수하기 이전 단계에 해당한다. 최초 고발 이후 3개월이 지났지만, 사실상 수사에 진척이 없다는 얘기다.
백현동 개발 의혹은 백현동 516 일원 11만1265㎡ 부지가 2015년 2월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근 인사를 영입한 부동산개발회사 아시아디벨로퍼 등에 매각된 뒤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가 4단계나 상향 변경됐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 결과 과도하게 높은 아파트 옹벽이 만들어져 안전성 문제가 제기됐다. 또 사업 초기 전부 민간임대로 계획된 가구가 돌연 90%가량 일반분양 주택으로 변경돼 민간 사업자는 3000억원가량 수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이 사건은 지난해 11월 국민의힘이 당시 성남시장으로 인·허가권을 행사한 이 후보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하면서 수사가 촉발됐다. 이후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에 이첩돼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인 경제범죄형사부에 배당됐지만, 같은 달 성남지청으로 이송됐다. 사건과 관련된 건물 소재지와 피고발인 주거지 등을 고려한 조처란 게 당시 서울중앙지검 측 설명이었다.
성남지청은 그런데 이 사건을 다시 경찰에 넘겼다. 성남지청 측은 "백현동 고발 사건은 검경 수사권조정으로 원칙적으로 경찰이 수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남지청 측은 또 "경찰이 그렇게 (수사를) 잘 한다고 해서 이뤄진 것이 수사권 조정 아니냐"고도 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은 6대 중요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에 한해서 직접수사가 가능해졌는데, 백현동 고발 사건 경우 6대 범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백현동 고발 사건은 피고발인이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후보인 데다, 현재 검찰에서 수사 중인 대장동 의혹과 유사한 경제 사건이란 점에서 성남지청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분당경찰서가 사건을 경기남부청에 이송하는 과정과 해명도 석연치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분당경찰서는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송 받은 뒤 검토조차 하지 않고 경기남부청으로 재차 넘겼다고 한다. 분당경찰서 관계자는 "우리 소관이 아니라 곧바로 이송했다"고 했다. 경찰수사규칙에 따른 조치이지만 검토 조차하지 않은 것은 수사 의지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란 평가다. 경찰수사규칙상 사건 이송은 ‘다른 사건과 병합해 처리할 필요가 있는 등 다른 경찰관서 또는 기관에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가능하다. 경기남부청은 현재 유사 사건인 대장동 의혹을 수사 중이며, 고발 이전부터 백현동 의혹과 관련해 내사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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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성남지청은 이날 오후 백현동 의혹 사건 이송 경위에 대해 "중복수사 방지를 위해 검경 협의를 통해 대장동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이, 백현동 사건은 경기남부청이 수사를 담당하기로 결정됨에 따라 경기남부청으로 이송했다"고 해명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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