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20대 대통령선거에서 ‘K-우주개발’의 새판을 짜려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그런데 본질은 간 데 없고 ‘표퓰리즘’만 난무한다.
여야 후보들은 ‘뉴스페이스’ 시대라는 세계적 추세에 맞춰 우주개발 전담기구를 만들고 항공우주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후보들의 장기적 비전, 목표 대신 대전과 경남 중 어디에 ‘K-우주개발’의 전진기지를 둘 것인가 하는 갑론을박만 남았다는 점이다. 미국의 민간 우주 항공 업체보다도 못한 기술력을 가진 상황에서 갈 길이 먼데 후보들의 대선을 의식한 '표퓰리즘'에 과학계가 아쉬움을 토로하는 대목이다.
한국은 2021년 10월21일 첫 독자 우주발사체 ‘누리호’의 1차 시험 비행을 통해 본격 우주 개발에 첫 발을 디뎠다. 축하할 업적이지만 최소 수십조원을 더 쏟아 부어야 한다. 세계 위성 발사체 시장과 우주 관광ㆍ인터넷ㆍ위치정보시스템ㆍ태양광전력 생산 등 우주 공간의 상업적 활용에도 뛰어들어야 한다.
현실은 어렵다. 누리호를 필두로 한 우리나라의 우주 개발 기술은 기존 우주 강국들에 비해서 한참 뒤져 있다. 1950년대 시작해 이미 화성에 로버를 보내 탐사 중인 미국은 물론, 프랑스ㆍ영국ㆍ러시아ㆍ중국ㆍ일본 등에 비할 바가 아니다. 특히 이미 우주 관광을 시작했고 로켓 재활용 기술을 개발한 스페이스X나 블루 오리진 등 미국ㆍ유럽의 민간 우주개발 업체들 보다도 훨씬 못하다. 외교적 장벽도 있다. 2조원을 들인 누리호가 최종 개발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미사일통제체제(MCTR)에 가로 막혀 미국산 첨단 부품을 사용한 위성은 한국산 발사체에 실을 수 없다.
때문에 수십년 앞서간 우주 강국들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서 독자적인 ‘우주 영토’를 구축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할 일, 포기할 일을 구분하고 시간표를 정해서 세밀하게 조율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의 냉소적 비판을 피하고 ‘꿈과 도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누리호 발사 때 국민들 중 일부는 "2조원짜리 불꽃놀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우주 개발 정책의 어두운 단면을 꼬집는 말이다. 나로호나 우주인 선발 등도 엄청난 예산이 투입됐지만 일각에선 ‘미래’ㆍ‘국위선양’ 등 추상적인 언어로 치장된 ‘홍보성 이벤트’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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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은 우주개발이 ‘밑 빠진 독’이 되냐,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느냐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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