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북대비 비물리적 선제공격 능력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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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하 한남대 경영·국방전략대학원장]핵무기와 재래식 무기 둘 중 어느 하나라도 전쟁을 일으키고 억제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이 중 하나라도 제대로 갖춘다면 국가의 실질적·잠재적 군사능력은 향상된다. 둘 다 적을 파괴할 수 있고 서로 다른 각도에서 억제력을 제공한다. 이 때문에 그 어떤 핵무기 보유 국가들도 전통적인 재래식 군사력 증강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다.


다만 핵무기는 국제관계에서 재래식 무기가 제공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보다 훨씬 더 강한 힘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순전히 재래식 무기들로만 무장한 국가는 핵을 가진 상대에게 자주 휘둘릴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도발 시 반드시 응징보복을 받을 것이라는 점을 상대에게 강하게 인식시킬 수 있는 억제수단을 갖고 있어야 한다. 한국의 경우, 주한미군의 존재가 바로 이런 억제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야당 대선후보 중 한 분이 북한 핵공격 임박 시 자위적 차원의 재래식 선제공격을 통해 응징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국제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발언이다. 실제로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은 선제공격에 토대를 둔 군사전략(공세방어전략)을 채택·운용하고 있다. 따라서 자위적 차원에서 북한 핵 시설과 수뇌부를 타격하는 군사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은 어찌 보면 軍통수권자가 되려는 정치지도자로서 당연한 대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군은 충분한 정보·감시·정찰 및 통신·레이더 교란 자산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어, 타격자산으로 즉각 응징하는 것이 쉽지 않다. 특히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탐지해 즉각 응징하는 것은 더욱더 어렵다. 따라서 선제공격에 관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 평시에 미국과 이에 대한 명확한 결심조건을 구체화하고 공동인식을 공유할 필요가 있고, 또 지금처럼 타격자산 획득에 너무 치중하기보다는 정보·감시·정찰 및 통신·레이더 교란 자산들을 획득하는데 전력증강의 우선순위를 더 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너무 물리적 파괴에 초점을 둔 전력보다는 비(非)물리적 파괴에 초점을 두는 새로운 차원의 수단, 즉 육·해·공·우주 全영역에서 어떠한 시간적 제약 없이 은밀하게 사용가능한 선제공격 역량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사이버·전자전 능력이 바로 그것이다. 앞으로 전쟁은 하드 킬(hard kill) 이전에 소프트 킬(soft kill)인 제로데이 공격(Zero-Day Attack: 보안 취약점을 악용해 이뤄지는 공격)이 선행될 가능성이 높다.


사이버·전자전은 인터넷으로 연결되지 않은 폐쇄형 적 네트워크에 사이버 공격용 악성코드를 침투시키기 위해 전자기 스펙트럼을 이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소프트 킬 전쟁수행방식이다. 일례로 폐쇄망으로 운용되는 주요기반 시설을 공격하는 수단인 스턱스넷(Stuxnet: 사이버 미사일)을 들 수 있다. 원자력, 철강 등 주요 산업 제어 시스템에 침투, 오작동을 유도하는 명령코드를 입력해 적의 시스템을 마비·무력화시키는 것이다.


최근 북한이 디도스 공격을 당해 인터넷 통신망이 6시간 마비당했던 사건은 북한 또한 사이버 공격에 취약점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사이버 영역을 통해 북한의 전자 장비를 방해, 교란, 또는 무력화시키거나, 혹은 전자영역을 통해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는 일종의 다영역작전을 전개시킬 수 있는 능력을 우리 군이 갖춘다면 북한의 핵·미사일을 비롯한 다양한 무기체계를 은밀하게 선제적으로 무력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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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을 감안, 한국은 당분간은 북한 핵 위협에 대해 미국의 확장억제에 의존하면서 동시에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그리고 미래의 새롭고 복합적 위협에 대해 효과적이고 선제적 독자공격이 가능한 사이버·전자전 수행능력을 구비해 나가기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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