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증시 폭락 속 37개 법인 자사주 매입했다…바닥 시그널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이명환 기자] 국내 증시가 가파르게 하락하고 횡보를 반복하는 등의 ‘급락·느린 장’을 연출하자 자기주식(자사주) 매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주가에 상승 동력을 더하기 위해 상장사들이 일제히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월 상장사 37곳(종목 기준 40개)이 자사주를 매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장 시장별로 살펴보면 코스피 상장 종목 27개, 코스닥 상장 종목 13개 등이다.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에 속하는 주요 종목도 14개다.
현대차가 985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해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현대차 우선주 3개 종목의 자사주 매입 금액을 포함하면 총 1131억원에 달한다. 이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각각 505억원과 236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메리츠증권(411억원) ▲메리츠화재(274억원) ▲메리츠금융지주(104억원) 등 총 789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체결했다. 이외에도 ▲한샘(95억원) ▲에스에프에이(94억원) ▲풍산(78억원) ▲종근당(24억원) 등 주요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이어갔다.
40개 종목 기준 총 매입 금액은 33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0월, 11월, 12월 자사주 매입이 증가했지만, 이 세 달을 제외한 월평균과 1월 자사주 순매입액을 비교하면 배가 늘었다.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상장사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연도별 자사주 취득 규모는 2019년 3조6664억원에서 2020년 4조7699억원까지 증가했지만 지난해 3조3431억원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하락하자 기업들이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취득에 나서며 2020년 취득 규모가 증가했지만, 이후 2021년 주가가 다시 회복되면서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매입할 자사주 잔량이 남아 있는 기업도 적지 않다. 지난달 27일 기준 총 24개 종목이 자사주 매입 잔액을 남겨두고 있다. 현대차는 84.9%의 자사주 매입 진행률을 보이며 32만2700주의 잔여 매입 예정 자사주를 남겨뒀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도 각각 16만6500주, 19만1100주의 자사주를 매입할 예정이다. 이외 ▲인선이엔티(52만5000주) ▲풍산(42만8400주) ▲한샘(2만5900주) 등이 자사주 매입을 예정하고 있다.
새로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기업도 많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기업은 총 29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곳만 자사주 취득 공시를 냈던 것을 볼 때 배 이상 늘어났다. 29개 기업이 매입하겠다고 밝힌 자사주 규모는 4470억원으로 집계됐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각각 1000억원, 500억원,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이 각각 836억원, 440억원의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공시를 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사주를 매입하면 유통물량이 줄어 단기적으로는 수급이 개선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해당 물량은 언제든 다시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보유나 처분이 아닌)소각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월 자사주를 처분한 곳은 덕산하이메탈(269억원)과 인화정공(20억원) 두 곳이다. 자사주 처분 규모는 2019년 1조3581억원에서 2020년 4조786억원, 지난해 4조5118억원으로 2년 새 232.2%(3조1536억원) 확대됐다. 다만 주식 소각 목적의 처분 규모 역시 2019년 8460억원에서 2020년 1조641억원, 지난해 2조3517억원으로 2년 새 3배 가까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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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래에셋증권은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방침을 밝혔고 포스코도 연내 일부를 소각할 방침을 세웠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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