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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아파트 붕괴 후폭풍…건설업계 '쓰나미 규제' 불가피

최종수정 2022.01.18 13:00 기사입력 2022.01.18 13:00

당정, 재발방지 위해 건설안전특별법 추진
그간 업계 반발에 지연됐으나 잇따라 사고
발주·시공·감리 등 공사주체 의무 대폭 강화
불법하도급 처벌, 등록말소 기준 강화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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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를 계기로 그동안 밀려 있던 건설안전 관련 규제 처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7일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에 이어 건설안전특별법 등 후속 법안까지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건설업계는 '규제 쓰나미'와 맞닥뜨리게 될 전망이다.


18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에 따르면 당정은 지난 11일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의 재발방지를 위해 건설안전 후속 대책 추진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김영배 민주당 산업재해 예방 TF 단장은 전날 국회에서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긴급 당정 회의를 주최하고 "부실시공과 김리가 문제"라며 "건설 현장에 대한 강력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발주·시공·감리’ 의무 대폭 강화

우선 그동안 건설사의 반발에 막혀 논의가 지지부진했던 건설안전특별법이 가장 먼저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법안은 발주·설계·시공·감리 등 모든 공사 주체들에게 안전 의무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김교흥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6월 대표 발의한 개정안에 따르면 민간 건설공사 발주자는 공사기간과 비용이 적절한지 인허가기관의 검토를 받아야 하고, 시공자는 위험한 작업이 현장에서 추진되지 않도록 조정해야 한다. 또 감리자는 사고가 우려되는 경우 공사를 중지시켜야 한다. 만약 이들이 의무를 소홀히 해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건설사들은 그동안 건설안전특별법을 두고 중대재해처벌법과 중복된다며 강하게 반대해왔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지난해 12월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에 대해 "건설기업을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는 것"이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당정도 이 같은 목소리를 고려해 시간을 두고 합의점을 찾아왔으나 광주 붕괴사고로 건설업계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면서 법안 통과를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도 전날 국토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갑자기 쓰나미가 여럿 오는 것은 부담스러우니 속도 조절하자는 건설업계의 의견을 수렴하느라 (건설안전특별법 등이) 최종 통과가 안됐다"며 "이젠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우선순위를 두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11일 오후 4시께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신축 공사 중인 고층아파트의 외벽이 무너져내렸다. 사진은 사고 현장의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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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규제법안도 줄줄이 대기

‘제3의 광주 붕괴사고’를 막기 위한 추가 규제 마련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8월 광주 학동 재개발구역 붕괴사고를 계기로 ‘광주 붕괴사고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불법 하도급에 대한 처벌을 크게 강화하는 등의 대책을 여럿 내놨으나 이 역시 아직 상당수 국회에 계류 중이다.


우선 사고를 낸 건설기업에 대한 등록말소 처벌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는 5년 이내에 3회의 불법하도급이 적발된 경우 건설업을 등록말소하는 ‘3진아웃제’를 시행 중인데, 정부는 이를 10년간 2회로 강화하는 ‘투스트라이크 아웃제’와 사망사고 발생시에는 한번만 적발돼도 즉시 말소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등록말소가 돼면 건설사가 가진 시공능력 실적이 모두 상실돼 사실상 업계에서 퇴출되는 만큼 기업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건설사의 등록이 말소된 사례는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 단 한 차례 뿐이다. 이미 두 차례 사고를 낸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고의과실로 부실시공을 해서 공중의 위해를 가한 경우’로 판단해 현재 규정으로도 등록말소는 가능하지만 업계에선 고의나 과실을 입증하기 어려워 등록말소까지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일반 공무원이 아닌 특별사법경찰을 통해 건설현장 불법 하도급 단속을 실시하는 방안과 부실시공 사망사고 발생 기업에 피해액의 최대 10배 이내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하는 방안 등도 추진될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선 잇따른 규제로 기업의 경영활동이 위축되는 등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처리 속도가 다소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안전과 관련된 부분은 아무리 시간이 걸리더라도 완벽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진단을 해야 한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재발방지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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