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2022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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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벌써 다섯 번째다. 이제 패턴도 식상하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다. 경찰은 신고된 집회를 모두 금지통고하고, 집회 하루 전 ‘집결차단’을 비롯한 불법집회 엄정 대응 기조 입장을 낸다. 집회 당일, 민주노총은 집회 1~2시간 전 기습집결 장소를 공지한다. 시간에 맞춰 1만명이 넘는 인원이 집결한다. 경찰의 차단 조치는 온데간데없고, 민주노총은 일사불란하게 집회를 진행한 뒤 해산한다. 지난 15일 여의도공원에서 1만5000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 열린 민중총궐기 대회도 마찬가지였다.


이후 상황도 불 보듯 뻔하다. 경찰은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며 집회 참가자와 주최자를 소환 조사하고 검찰에 송치할 것이다. 방역당국은 집회 참가로 인한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은 없다는 내용의 브리핑을 할 것이다. 하지만 그뿐이다. 민주노총은 집회의 성과를 자평하며 다음 대규모 집회 계획을 밝히고, 그때도 경찰은 동일한 대응을 반복할 것이다.

접종증명·음성확인제(방역패스) 논란 등으로 불거진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조치와 국민 기본권 사이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경찰은 법집행기관으로서 치안과 질서를 유지해야 할 책임이 있다. 처음 한 두 차례만 그랬다면 이해의 여지라도 있다. 그런데 벌써 다섯 번이나 민주노총 집회를 방기했다. 이쯤 되면 경찰은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 오죽하면 "민주노총 조끼만 입으면 코로나가 알아서 피해간다"는 조롱이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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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도 억울한 부분은 있을 것이다. 강력하게 집회 차단에 나섰다가 자칫 국민을 탄압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고, 충돌이 빚어지면 걷잡을 수 없이 사태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경찰의 모든 대응과 법집행은 형평성을 유지해야 한다. 지난해 자영업자들의 ‘드라이브스루’ 방식 집회를 차단했던 경찰을 기억한다. 방역적으로 보면 오히려 더 안전한 집회임에도 경찰은 이들의 길을 막아섰다. 지난해 각종 부실대응 논란을 빚은 경찰은 국민신뢰 회복을 약속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엄정한 법집행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관주 사회부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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