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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확산에 한국산 마스크 美서 '뒷심' [특파원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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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CNN 등 언론, KF94에 호평
"CDC, 중국산 KN95 마스크 효과 있지만 엉터리 많아"
캘리포니아주, KF94 마스크 우수성 인정 추천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이 마스크 한국산인가요? (품질이) 좋겠는데 비싸네요."

미국 매체 슬레이트닷컴이 KF94 마스크를 높게 평가한 기사를 소개했다.

미국 매체 슬레이트닷컴이 KF94 마스크를 높게 평가한 기사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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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저지주 포트리시의 한 한인 약국에 근무하는 A 씨는 최근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오미크론 변이가 무섭게 확산하자 우수한 차단 효과를 가진 마스크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KF94 마스크는 한 장에 2달러지만 잘 팔린다.


중국산과 비교해 믿을 수 있고 품질이 좋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한인마트, 한인약국 등에도 KF94 마스크를 사려는 현지인들이 많다. 아마존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KF94 마스크를 쉽게 볼 수 있다.

뉴욕시 맨해튼 거리에서도, 대형 마트에서도, 학교에서도 한국계가 아닌데도 KF94 마스크를 쓴 이들이 늘었다. 시장을 선점했던 중국산 KN95 마스크 사용자는 눈에 띄게 줄었다.


변화에는 이유가 있는 법. 대표적인 예가 학교다. 미국의 학부모 중에도 백신 접종이 가능한 어린 자녀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주저하는 이들이 많다. 이 때문에 초등학교 학생들의 감염과 입원이 급증했다.


뉴욕타임스도 KF94 마스크와 N95, KN95 마스크를 비교했다.

뉴욕타임스도 KF94 마스크와 N95, KN95 마스크를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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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도 감염 방지를 위해 고성능 마스크를 원하지만 맹점이 있다. 얼굴이 작은 어린이들에게 잘 맞는 고성능 마스크가 드물다. KF94나 중국산 KN95마스크가 유일하다.

미국의 승인을 받은 N95마스크는 대부분 성인용 '컵형'이다.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주머니에 넣기도 힘들고 귀에 걸 수도 없고 끈으로 묶어 고정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 발발 초기 N95마스크를 사용하는 이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진 이유다. 심지어 어린이용 N95마스크는 없다.


유명 웹진인 슬레이트닷컴은 "대면 수업을 하는 어린이들이 부모에게 KF94마스크를 구해 달라는 요구를 하는 일이 많다"라고 소개했다. 슬레이트닷컴은 "KF94가 오리 같아 보이지 않고 KN95와 비교해 얼굴에 밀착된다"라고 소개했다.


뉴욕타임스, CNN 등 다른 언론들도 KF94, N95, KN95 마스크를 비교하는 기사를 연이어 내보냈다. 기사를 읽다 보면 KF94에 대한 우호적인 시각이 느껴진다. '사용하기 편하다' '호흡이 쉽다' '믿을 수 있는 한국산이다' 등의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일반인들이 평상시에 사용할 마스크는 KF94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N95급 마스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민간단체 프로젝트N95의 의견도 비슷하다. 프로젝트N95관계자들은 언론 인터뷰에서 KF94의 편리성과 우수한 성능을 설명하고 있다.


변화의 발단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마스크 사용 권고를 수정하면서다. CDC는 오미크론 변이 확대에 대한 대응을 위해 마스크의 예방 능력을 구분해 발표했다. CDC는 N95가 가장 성능이 좋다고 했지만 이어서 KN95를 얼굴에 잘 맞고 예방력이 높은 마스크로 평가했다.


그런데 여기에 맹점이 있다. CDC가 수정한 마스크 가이드라인은 미국 국립 보건안전위생연구소가 2020년과 2021년에 조사한 결과 65%의 KN95마스크가 규정 이하의 성능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언론들도 KN95가 가짜도 많고 성능이 떨어지는 데다 규제 기관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중국산 마스크에 대한 의문이 저변에 깔려있다. 이 때문에 대안으로 떠오른 게 KF94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최근 예방 성능이 N95마스크가 가장 우수하며 이어 KF94와 KN95가 우수하다면서 공식적으로 KF94를 거론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들이 2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KF94 마스크 9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 품질, 위생성, 치수 등 시험 평가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들이 2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KF94 마스크 9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 품질, 위생성, 치수 등 시험 평가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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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중국산에 대한 반감이 확산하는 데다 KN95 마스크 중 상당수가 제 성능을 하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는 KF94에는 분명 호재다. 코로나19 진단키트에 이어 한국산 마스크가 미국인들의 감염 예방에 큰 역할을 할 가능성도 커졌다.


KF94마스크의 '부상'이 반갑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N95급 성능을 가졌다고 설명하지만 95와 94의 성능 차이에 관해 설명을 원하는 이들이 많다. 애초부터 같은 95로 사용했다면 이런 불편은 없을 것이다. 중국산 KN95가 한국을 연상케 하는 K와 N95를 모두 포함한 것도 KF94에 불리하다.


KF94 마스크에는 대부분 제조사 상표가 쓰여 있다. N95나 KN95처럼 마스크에 KF94라는 표시가 있었다면 국가적 브랜드 관리 차원에 큰 효과가 있지 않았을까. 미국 업체들이 부정적인 시각이 많음에도 KN95 인증을 받은 미국산 마스크를 제조해 판매하는 것은 인지도에 편승하기 위함이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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