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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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당사자간 주장이 엇갈리는 소송에서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아 증인신문 기회가 박탈된다면 방어권 침해에 해당해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9부(재판장 김시철 부장판사)는 전날 검찰공무원 A씨가 검찰총장을 상대로 낸 해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원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을 신청할 기회를 박탈했다"며 "피고 행위는 원고의 방어권을 침해해 위법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헌법상 소송당사자는 서로 주장에 대한 답변과 입증·반증하는 등 공격·방어권이 충분히 보장되는 재판을 권리가 있다"며 "원고에게 피해자 진술을 탄핵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지 않는 경우 당사자주의에서 파생되는 무기대등 원칙에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법원 입장에선 비위 사실에 관해 피해자 등에 대한 증인신문 등을 통해 당사자 주장의 진위를 가리고 의문점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면서 "피고 측이 피해자를 전혀 특정하지 않은 탓에 심리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성희롱 피해자 보호와 2차 피해 예방 의무를 강조한 피고 측 주장에 대해서는 "미성년 피해자가 문제 된 사건에서조차 헌재는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박탈하는 것이 헌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이번 사건에서 문제 되는 피해자 등은 모두 원고와 같은 검찰청에 근무한 성년인 공무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성폭력범죄에 대한 형사재판 심리에서도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지는 것을 전제로 한다"며 "피해자 신상정보는 절대적으로 은비되는 것이 아니라 증인신문에 필요한 한도 내에서 공개되거나 검찰 측이 관리하는 신원관리카드를 통해 적절히 이용되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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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방검찰청에서 근무하던 2019년 5월 ▲성희롱 ▲우월적 지위와 권한을 남용한 부당행위 ▲공용물 사적 사용 등 33개 징계사유로 해임됐다. A씨는 이 처분에 불복해 소청심사위원회에 제소했지만 기각되자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앞선 1심은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적정하다"고 판단해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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