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무차별 통신자료 요구' 사찰 논란…인권위원장 "통제 절차 마련해야"
"수사 필요한 범위 내 최소한으로 제공해야"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무차별적 통신자료 확보로 '사찰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이 우려를 표하며 관련 법률과 제도의 시급한 개선을 촉구했다.
송 위원장은 6일 성명을 내고 "수사기관이 범죄 의자 등에 대한 기본적인 신상정보를 파악하는 활동은 범죄수사라는 사회적·공익적 정의 실현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점 자체는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통신자료와 같은 개인정보를 제공할 때에는 수사에 반드시 필요한 범위 내에서 최소한으로 제공하도록 하고, 그에 대한 적절한 통제 절차를 관련 법률에 마련함으로써 기본적 인권 침해가 최소화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은 법원·검사·수사관서의 장 등은 재판·수사 등을 위한 정보 수집을 위해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이용자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등과 같은 통신자료의 제공을 요청하면, 전기통신사업자는 그 요청에 따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허용 요건이 광범위하고 사전·사후적 통제 절차가 없는 데다 이용자에 대한 제공내역 통보 절차도 갖춰져 있지 않아 개인정보자기결정권, 통신의 비밀 등 기본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달 24일 발표한 통신자료 제공 현황에 따르면, 통신자료 제공 건수는 2020년 548만4917건, 2021년 상반기 255만9439건에 달한다. 국민 10명 당 1명 꼴로 통신자료가 제공된 셈이다.
인권위는 이미 2014년 2월 전기통신사업법의 개정을 권고했고, 헌법재판소에도 같은 취지로 통신자료 제공 제도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여기에 유엔(UN)에서도 지속적으로 우리나라의 통신자료 제공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표명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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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위원장은 "공수처의 통신자료 제공 요청 사례뿐만 아니라 검찰·경찰 등 모든 수사기관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과도한 통신자료 제공 관행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인권위는 금번 논란을 계기로 전기통신사업법이 개정돼 국민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통신의 비밀이 보장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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