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 광진구 아차산 인근에 해맞이 행사 취소 안내 현수막이 붙어 있다.

지난 1일 서울 광진구 아차산 인근에 해맞이 행사 취소 안내 현수막이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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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진 해변을 찾는 차량이 많아지자 자율방범대원이 교통을 정리하고 있다.

정동진 해변을 찾는 차량이 많아지자 자율방범대원이 교통을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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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현지 수습기자, 황서율 수습기자] 지난 1일 오전 7시 서울 광진구 아차산은 해맞이 행사 취소에도 새해 첫 일출을 보기 위해 모인 시민들로 빼곡했다. 영하 10도의 강추위에도 두꺼운 패딩과 털모자, 귀마개, 장갑 등으로 중무장한 시민들이 부지런히 발길을 옮겼다. 일출 시간이 다가오자 너비 1m의 등산로가 사람들로 가득차 느린 걸음으로 산을 올라야 했다. 해맞이광장에도 해가 뜨기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발 디딜 틈 없었다. 매해 첫날 아차산을 찾는다는 김진수씨(69·서울 광진구)는 "코로나19 때문에 사람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나와 보니 생각보다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송예원씨(27·서울 여의도) 역시 "아차산 새해맞이는 세 번째"라면서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도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 같다"고 했다.


지난 1일 서울 광진구 아차산에서 시민들이 새해 첫 일출을 보기 위해 산을 오르고 있다.

지난 1일 서울 광진구 아차산에서 시민들이 새해 첫 일출을 보기 위해 산을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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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스럽게 통제 푼 해맞이 명소들=아차산을 찾은 이들 대부분은 "집에서 가까워 아차산 해맞이를 왔다"고 했다. 서울 강동구 길동에 사는 박하주씨(61)는 "지난해에는 강원도 양양 낙산사를 갔지만 올해는 일행과 함께 처음으로 아차산에 왔다"고 말했다. 조한결씨(16·서울 강남구) 역시 "친구들과 추억을 만들려고 처음으로 해맞이 등산을 왔다"면서 "사는 곳에서 가깝고 경치도 좋다고 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입산이 가능해진 것도 등산객이 몰린 이유 중 하나다. 지난해에는 행사 취소는 물론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아차산 출입을 전면 통제한 바 있다.

비슷한 시각 대표적 일출 명소인 강원도 강릉시 정동진 역시 새해맞이를 위해 모인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일출까지 두 시간 남짓 남은 시간에도 정동진 앞 도로에는 차량들로 가득했다. 도로 양옆으로는 관광객들이 교통경찰의 안내를 받아 정동진 해변을 향해 줄지어 걸었다. 오모씨(36)는 "혹시 모를 감염 때문에 자가용을 타고 정동진에 왔다"고 했다. 한규민씨(59)는 "작년엔 해돋이를 보진 않았는데, 너무 답답하기도 해서 이번엔 나왔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6시께 강원도 강릉시 정동진 인근 주차장에 진입하기 위해 차량들이 줄지어 가고 있다.

같은 날 오전 6시께 강원도 강릉시 정동진 인근 주차장에 진입하기 위해 차량들이 줄지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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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시청은 정동진 해변 출입을 전면적으로 금지했던 작년과 달리 사람들이 운집하기 쉬운 정동진 모래시계공원 다리 출입만 통제했다. 현장에는 방역 상황을 총괄 통제하는 방역상황관리실이 설치됐다. 모래시계 공원 앞 정동진 해변에서는 관광객들이 날아다니는 방역 드론을 신기한 듯 올려다보기도 했다. 시청 관계자는 "작년엔 해변 통제라인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려 거리두기가 더 어려웠다"며 "해변 전면 통제보다는 넓은 야외공간에 관광객들을 분산시키는 게 오히려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풀린 통제에 자영업자들은 웃었다=사람이 몰리자 인근 식당가는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아차산 아래 순두부 전문점 서너곳 앞에는 손님 20여명이 길게 줄을 섰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서 순두부 전문점을 운영하는 방극준씨(50)는 "작년보다는 손님이 좀 늘어 긴장을 약간 늦출 수 있는 정도"라며 "한 그릇이라도 더 팔자는 생각으로 떡국도 추가로 준비했다"고 했다. 인근 카페 사장 장인숙씨(59) 역시 "오늘 날씨가 추웠던 것에 비해 손님이 많이 왔다 갔다"면서 "코로나 이전보다는 못하지만 숨통이 조금 틔었다"고 밝혔다.


정동진역 앞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채강씨(22)는 "작년엔 가게 문을 열어도 전기세도 안 나와 휴무했다"며 "올해는 가게 문을 열 수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편의점 역시 따뜻한 음료와 컵라면을 사려는 손님들이 줄을 서 있었다. 편의점주 최영명씨(52)는 "올해 1월1일 매출은 확실히 높다"고 말했다.


일출이 다가오자 정동진 해변 입구 앞에 인파가 몰리면서 거리두기가 전혀 되지 않는 모습이다.

일출이 다가오자 정동진 해변 입구 앞에 인파가 몰리면서 거리두기가 전혀 되지 않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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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조치에도 거리두기 속수무책=물밀듯이 몰린 인파에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았다. 아차산 등산로 곳곳에 사회적 거리두기 안내 표지판이 설치됐고 경광봉을 든 구청 공무원과 경찰이 거리두기를 요청했지만 일부 등산객은 마스크를 벗고 숨을 고르거나 컵라면과 음료를 먹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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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진도 아침 7시, 일출시간이 다가오자 차에서 대기하던 관광객들이 쏟아지면서 해변은 순식간에 사람들로 가득찼다. 형광 노란색 조끼를 입은 방역요원들이 확성기에 거리두기를 호소했지만 시민들은 꿈쩍않는 모습이었다. 한 여성은 아들이 인파 속으로 들어가려 하자 "사람들이랑 가까이 있지 마라“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실외 거리두기 2m 권장은 현실적으로 지키기 어렵다고 말한다. 남모씨(60)는 "움직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거리두기는 어려운 것 같다"며 "그래도 코로나 2년째라 시민의식이 높아져 무리하게 인파를 비집고 해를 보려는 사람들은 없었다"고 말했다.


권현지 수습기자 hjk@asiae.co.kr
황서율 수습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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