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제로 1번지 가다]현대차 점유율 역전극 비결은 '車반도체 공수작전'
[노소비체(체코)=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현대차 체코 생산법인 임직원 일부는 지난해 공장 인근 야적장에 텐트를 치고 팔자에 없는 노숙을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차를 한 대라도 더 빨리 실어 보내 고객에게 인도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면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을 겪은 카메라 관련 부품을 소량이라도 확보하면 현장에서 즉각 조립한 뒤 검차 과정을 거쳐 조금이라도 빨리 운송하는 식이다. 3만여개 부품을 모두 확보하고 나서 차량 제작에 들어가는 것보다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경쟁사를 찾아가 “어차피 지금 못 만들 거면 우리에게 팔아라”며 읍소하는 전략까지 썼다.
현대차 체코 생산법인이 지난해 폭스바겐을 제치고 체코 시장 판매 순위 2위를 차지한 배경에는 이 같은 차량용 반도체 ‘공수작전’이 있다.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산업계를 강타한 차량용 반도체 품귀 사태 속에 체코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만이 점유율을 확대한 비결이다.
3일 체코자동차수입협회(SDA)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체코 시장에서 현대차의 누적 판매 대수는 1만8514대로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위에서 한 계단 상승했다. 체코 자동차시장은 ‘국민 기업’ 스코다가 30%대 점유율로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어 글로벌 업체는 사실상 2위부터 순위다툼을 벌인다. 현대차는 2019년 2위였던 폭스바겐(8.30%)과의 점유율 격차를 1.41%포인트로 확대했다. 이어 도요타(4.90%)와 기아(4.77%) 순이었다. 기아 역시 전년 동기(7위) 대비 두 계단 순위가 올랐다.
판매 비중이 큰 체코에서의 현대차·기아의 호실적은 유럽 시장 전체 점유율 확대를 이끌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가 집계한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1~11월 신차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94만3433대였다. 상위 5개 자동차 그룹 가운데 전년 대비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 1위 폭스바겐그룹(-0.5%)과 3위 르노그룹(-10.9%)은 역성장했으며 2위 스텔란티스(0.8%)와 5위 BMW그룹(4%)은 제자리걸음 수준이었다.
현대차 체코 공장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신차를 양껏 만들지 못해 제때 차량을 받지 못하고 발을 동동 구르는 한국과는 전혀 다른 딴 세상이었다. 공장 한쪽에 있는 86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현대차 전용 출고 대기장은 체코 공장에서 뽑아낸 따끈한 신차로 가득했다. 하루 1200~1300대가 주인을 찾아 실려나가는데, 공장 부지 내에 있는 철도 상차장을 통해 35%는 기차로, 65%는 트럭으로 운송한다고 했다.
이곳에서 만든 신차는 지난해 중동과 북미를 제외한 전 세계 72개국에서 팔렸다. 수출 국가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늘릴 계획이다. 메인시장은 서유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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