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중국 기업들이 자유롭게 해외 상장을 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중국이 외국인 투자가 금지된 분야의 자국 기업이 해외 상장을 추진할 경우 사전에 의무적으로 심사를 거치도록 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보유 지분은 30%를 넘어설 수 없으며 운영과 경영도 금지된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27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규정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상장은 금지해야 한다며 자국 기업이 해외 주식을 추가 매각할 경우 당국에 사전 등록할 것을 제안한 지 며칠 안돼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 1월1일부터 인터넷, 출판, 원자력발전소, 통신 등 외국인 투자가 금지된 분야의 중국 기업들은 해외 상장 전 반드시 당국의 심사를 받아야만 한다. 또한 중국 기업에 투자한 외국인들은 경영에 참여할 수 없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분은 총 30% 미만이어야 하며 단일 투자자 기준으로도 10%를 넘어선 안된다. 다만 이미 해외 상장을 마친 중국 기업들은 새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NDRC는 관련 분야의 중국 기업들이 여전히 해외에서 자본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중국 기업들의 해외 상장 길은 가로막힐 수 밖에 없다. 베이징에 위치한 컨설팅업체 돌핀의 창업자 리청둥은 "자유롭게 해외 상장을 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중국 기업들이 해외에 주식을 매각하는 데 결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중국에서는 특정 분야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가로막혔으나 이를 우회해 해외에 상장하고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가변이익실체(VIE)는 용인돼왔다. VIE는 해당 기업과 지분 관계는 없지만 계약을 통해 경영권을 행사하는 법인을 가리킨다. 당국은 이번에도 중국 법률을 준수하는 것을 전제로 VIE를 이용한 중국 기업의 해외 상장을 금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주요 외신들은 앞서 중국 정부의 압박 속에 미국 뉴욕 증시에 입성한 디디추싱이 불과 6개월만인 지난 3일 상장 폐지를 발표한 사례를 언급하면서 "중국 기술기업들의 미국 상장 붐에 갑작스러운 종말", "VIE 기업들의 미래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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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에 본사를 둔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상장 심사기준이 무엇이 될지 불투명하다는 점이 가장 우려된다"며 이번 조치가 향후 어떻게 이어질 지에 우려를 표했다. 중국 선룬 법률사무소의 샤하이룽 변호사는 "중국 기업들은 지금껏 해외 상장에 아무런 장애물이 없었다"며 "엄격한 심사에 직면하면서 해외 상장은 훨씬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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