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카드 수수료 개편 방안' 발표
자영업자 달래기에 불과…실익 미미·부담 가중 우려

고승범 금융위원장(왼쪽 네번째)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카드 수수료 개편 방안에 대한 당정협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고승범 금융위원장(왼쪽 네번째)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카드 수수료 개편 방안에 대한 당정협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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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연매출 3억 이하 카드 수수료 0.8%→0.5% 인하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당정이 연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 신용카드 수수료를 기존 0.8%에서 0.5%로 0.3%포인트 낮춘다.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을 감안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카드업계는 '카드 수수료를 정치적 도구로 악용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정치권이 대선을 앞두고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 지원을 최대 승부처로 보고 있는데, 이 연장선에서 나온 '책임 떠넘기기'란 비판이다.


23일 더불어민주등과 금융위원회는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이 같으 내용을 골자로 한 '카드 수수료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카드 수수료 개편방안은 영세가맹점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고 향후 지속가능한 수수료 체계를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하기 위함에 있다.

먼저 적격비용 산정 결과 이번 개편으로 인한 수수료 부담경감 금액은 4700억원 규모다. 금융위는 ▲금리인하에 따른 조달비용 감소 ▲비대면 영업확대에 따른 인건비 등 감소 ▲온라인 결제 비중 증가로 밴수수료 비용 감소 등을 수수료율 하락요인으로 꼽았다.


금융위는 적격비용 산정 결과를 토대로 영세한 가맹점이 수수료 부담 경감 혜택을 더 많이 볼 수 있도록 우대수수료율을 조정했다.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의 경우 기존 0.8%에서 0.5%로 0.3%포인트 인하한다. 중소가맹점 수수료율도 연매출 구간별로 3억~5억원은 1.3%에서 1.1%로, 5억~10억원은 1.4%에서 1.25%로, 10억~30억원은 1.6%에서 1.5%로 각각 하향조정된다.

체크카드의 경우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은 기존 0.5%에서 0.25%로 0.25%포인트 인하한다. 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역시 연매출 구간별로 3억~5억원은 1%에서 0.85%로, 5억~10억원은 1.1%에서 1.0%로, 10억~30억원은 1.3%에서 1.25%로 각각 하향조정된다.


[카드 수수료 개편]14번째 인하…'대선용 선심 정책' 맹비난(종합) 원본보기 아이콘

수수료 경감금액 4700억원…제도개선 TF 출범

조정 금액(4700억원)의 약 60%를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에, 약 30%와 약 10%를 각각 연매출 3억원~10억원 중소가맹점과 10억원~30억원 중소가맹점에 배분할 방침이다.


이번 수수료 개편을 통해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 약 220만개(전체 가맹점의 75%)를 중심으로 수수료 부담이 최대 40% 이상 크게 인하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세 및 자영업자는 모든 매출액 구간에서 고르게 수수료 부담 경감 혜택을 누릴 것이라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예컨대 신용카드 매출 1억5000만원, 체크카드 매출 5000만원으로 카드 매출이 2억원인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자영업자는 이번 수수료 개편으로 연간 약 57만5000원의 수수료를 경감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금융위는 소비자, 가맹점, 카드업계를 중심으로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해 이해관계자간 상생을 위한 협력 방안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적격비용 기반 수수료 제도가 신용판매 부문의 업무원가와 손익을 적절히 반영했는지 재검검하는 한편 신용판매 부문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과도한 소비자 혜택 축소도 막을 계획이다. 차기 재산정 주기 조정 등 제도 보완도 검토한다.


카드수수료 인하로 부담을 떠안은 업계에 대해선 다양한 당근책을 제공한다. 카드사의 겸영 및 부수업무 범위를 합리적으로 확대하고 카드사의 데이터를 잘 활용 및 유통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도 강화해주기로 했다. 이밖에 인프라 경쟁력, 핀테크 출자 지원, 디지털 혁신도 적극 지원해준다는 방침이다.


[카드 수수료 개편]14번째 인하…'대선용 선심 정책' 맹비난(종합) 원본보기 아이콘

카드업계 난색…"정치적 도구로 선거에 악용"

그러나 카드업계는 경영상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추가 수수료 인하에 난색을 표명했다. 정종우 카드사노조협의회 의장은 "영세자영업자의 경우 이미 카드 수수료는 환급까지 고려하면 오히려 돌려받고 있다"며 "영세자영업자가 어려운 것이 카드 수수료 때문이 아닌데 이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카드 수수료가 정치적 도구로 선거에 악용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미 카드 수수료율은 충분히 인하된 상황인데 여기서 더 인하하는 것이 무슨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매출액 3억원 이하 영세 자영업자의 경우 수수료율이 0.5% 밖에 되지 않고, 부가세 환급금 등을 고려하면 마이너스 수수료율에 근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선 카드 수수료 인하가 소상공인의 비용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한다. 가맹점수수료 인하에 따른 적자는 카드사뿐 아니라 후방산업인 밴사 등에도 전가되고, 밴사들도 수익을 지키기 위해 그간 소상공인에게 무료로 제공하던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카드사들도 비용절감을 위한 희망퇴직 등 인력감축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지난달 KB국민카드가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롯데카드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내년 시장 상황 악화를 대비한 조치다. 우리카드는 희망퇴직 문제에 대해 현재 노조와 협의 중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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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카드 수수료 개편안은 여전업감독규정 개정안 입법예고를 거쳐 다음 달 말 금융위 의결 후 시행된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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