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 수습 전권 받은 김종인, '윤핵관' 문제 해결할 묘책은
이준석 사퇴로 다시 떠오른 '윤핵관'
김종인, 상황본부 중심으로 효율성 높일 구상
[아시아경제 박준이 기자]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출범된 지 약 3주 만에 위기에 처했다. 이준석 대표가 이틀간 조수진 선대위 공보단장과 갈등을 겪은 후 선대위 내부 문제를 겨냥하며 사퇴 의사를 밝히자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선대위 전열정비 등 수습 작업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선대위 개편방안으로 전면 개편보다는 효율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윤석열 대선후보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김 위원장과 회동해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일단은 (이 대표와 조 단장이) 사퇴를 했으니까 그 상태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며 "지금 주어져 있는 선대위 여건하에서 효율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 하는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서 선대위를 끌고 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날 김 위원장은 각 본부장들과 함께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
윤 후보가 김 위원장에게 사태 수습을 일임한 이상, 앞으로의 관건은 선대위가 어떻게 개편될지에 달려 있다. 현재 김 위원장의 구상은 임태희 본부장을 중심으로 하는 총괄상황본부를 ‘기동헬기’로 삼아 선대위를 끌고 가겠다는 안이다. 전면적인 개편보다는 특정 조직을 강화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총괄상황본부가 각 기구가 뭘 하는지를 파악하고 유기적 연계가 안 되는 곳을 다시 연계하게끔 하는 기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여러 차례 선대위의 ‘슬림화’를 강조해온 만큼, 일부 구성원들의 역할을 재구성하는 작업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 선대위 내부에선 구성 인원만 500여명에 이르지만 각각의 역할이 불분명하고 본부 간 유기적인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점 등이 문제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다만 ‘매머드급 선대위’를 정리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각각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선대위 내부 사람들의 반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진석 의원은 페이스북으로 "파리떼라는 얘기가 모멸스럽지 않나"라며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내 작은 이익을 내려놓읍시다"라고 협력을 촉구했다.
이 대표 당사자 등은 한사코 부정하지만 선대위 복귀 가능성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 대표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선대위 내 문제점으로 지목한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에 대해 "기대도 없고 관심도 없다"고 말하는 한편, 전날 밤 페이스북에서는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 대선 선거 유세 당시 썼던 머리띠 사진을 공유하며 여전히 ‘대선 승리’에 대한 미련을 드러냈다.
이 대표의 측근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항명 해프닝’이 아닌 선대위 내 근본적인 문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입장을 강하게 표출했다. 김용태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당 지도부의 결정 이유는 이대로 가다가는 저희가 정권교체를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절박함"이라며 "권력에 아첨하는 자들을 이번에 정리하지 못하면 저희는 역사에 죄를 짓는다는 생각으로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철근 정무실장도 "복잡다단한 선거 와중에 (윤 후보가) 정치 경험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윤 후보를 보좌하고 있는 이른바 윤핵관의 문제가 핵심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상장 첫날 70% 폭등 "엔비디아 독주 끝나나"…AI ...
당 내에서는 ‘터질 문제가 터졌다’는 식의 공감대가 형성되면서도, 이 대표가 성급한 결정을 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이 대표에 대해 "기분이 나쁘거나 자신이 소홀하게 대접받거나 그걸 계속 주장하고 떠들고, 더 나아가서 결정적으로는 전체의 방향을 흩트려 놓는 일을 벌인다면 그건 잘못이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