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사업’ 실무자 두 번째 극단적 선택… ‘윗선’ 수사 빨간불
숨진 김문기 성남도개공 개발1처장… 대장동 사업자 선정,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 관여
[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대장동 개발사업 실무를 맡았던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공사) 핵심 관계자들의 잇따른 극단적 선택으로 검찰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윗선’ 수사에 빨간불이 켜졌다.
성남시장을 지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연루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 의지가 강해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성남시나 공사의 관여 여부 규명의 열쇠를 쥔 주요 피의자와 참고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윗선’ 수사는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경기 분당경찰서는 전날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로 발견된 김문기 공사 개발1처장의 정확한 사망 경위 파악을 위해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5년 대장동 개발사업 진행 당시 개발사업 1팀장이었던 김 처장은 유동규 전 공사 기획본부장(구속수감)의 지시에 따라 개발사업 2팀이 주무부서로 관장해온 사업을 넘겨받아 진행했다.
그는 화천대유가 속한 ‘성남의뜰’이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로 선정될 당시 전날 기소된 정민용 변호사(전 공사 전략사업실장)와 함께 1·2차 심사에 모두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높은 점수를 줬고, 역시 정 변호사와 함께 대장동 개발 이익금의 배당률 등을 정한 사업협약 실무를 담당해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삭제되는 과정에도 관여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특히 유 전 본부장과는 공사에 입사하기 전부터 인연이 있어 측근으로 분류돼 왔다.
김 처장은 이처럼 대장동 개발사업 진행 과정의 주요 길목마다 등장하는 인물이었지만 검찰은 그를 참고인 신분으로 몇 차례 조사했을 뿐 강제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상태였다.
검찰 관계자는 “김 처장은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고 피의자로 전환할 계획도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특별한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때문에 김 처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을 놓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 처장의 친형은 이날 김 처장이 전날 오후 막내 동생에게 전화를 해 ‘회사가 자신을 고소해 괴롭다’고 얘기했다며 “동생(김 처장)에게 책임을 전가하려 한 것 같다. 몸통은 놔두고 꼬리를 자르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공사는 지난 9월 25일 공사를 그만둬 민간인 신분이었던 정 변호사가 공사를 방문했을 당시 비공개 자료인 대장동 민간사업자 평가배점표 등을 열람할 수 있게 해준 것과 관련 자체 감사를 거쳐 김 처장에게 중징계 의결을 통보하고, 형사고발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성남시의회 야당 의원들은 두 사람의 ‘말 맞추기’ 내지 ‘증거인멸’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검찰 수사에 이어 공사의 징계 절차까지 이뤄지면서 김 처장이 상당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직속 상관이었던 유한기 전 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지 불과 11일 만에 김 처장이 숨진 채로 발견되면서 검찰의 ‘윗선’ 수사는 다시 위축될 수밖에 없게 됐다. 개발업자들이 천문학적인 이익을 챙기는 과정에서 공사나 성남시가 어떤 역할을 했고, 그 배후에 누구의 지시가 있었는지를 규명하는데 필요한 ‘키맨’들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유 전 본부장 사망 이후 한동안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검찰은 조만간 사업 결재라인에 있던 성남시 고위급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재개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예상하지 못한 변수의 발생으로 사실상 ‘윗선’ 수사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검찰은 한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된 곽상도 전 국회의원에 대한 보강수사를 진행하며 영장 재청구를 검토 중이지만 ‘50억 클럽’을 포함한 ‘로비’ 수사도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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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검찰은 전날 정 변호사를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 및 부정처사후수뢰,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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