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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금융 플랫폼' 구축하는 은행권…빅테크와 '일전' 예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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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銀 '땡겨요'·우리銀 '마이편의점' 등 잇따라 출시
후발주자 성과 미지수…"다양한 유인책 필요"

'생활금융 플랫폼' 구축하는 은행권…빅테크와 '일전' 예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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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진호 기자] 은행들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시작으로 생활서비스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그간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와의 경쟁에서 수세에 몰렸던 은행들이 이들의 주 무대인 플랫폼에서 치열한 싸움을 예고하고 나선 것. 업계에선 은행이 종합 플랫폼 구축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일각에선 소비자를 크게 유인할 만한 요인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오는 22일 자체 개발한 배달앱 ‘땡겨요’의 시범 서비스에 나선다. 서울 강남·서초·송파·관악 등 6개 구를 시작으로 내년 말까지 서울 전역과 경기도 등에서 약 8만개 가맹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땡겨요’는 신한은행의 기존 금융 플랫폼인 ‘쏠’과 별개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다른 은행의 생활 서비스와 달리 별개의 앱으로 운영돼 배달의민족이나 쿠팡이츠처럼 신한은행 고객이 아니어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우리은행도 이날부터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손잡고 ‘마이 편의점’ 서비스를 출시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세븐일레븐 상품 1만5000원 이상을 주문하면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배달이 가능하다. 모바일뱅킹 앱인 ‘우리원뱅킹’의 고객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출시됐다.


국민은행도 KB스타뱅킹 앱에 배달앱 ‘요기요’ 배너를 탑재했다. 농협은행의 경우 모바일뱅킹 앱 ‘올원뱅크’에서 꽃배달 결제 서비스 ‘올원플라워’를 제공 중이다.

은행들이 자사 앱에 배달 등 생활 서비스를 탑재하거나 별도의 앱 등을 개발하고 나선 것은 날로 거세지는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의 공습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종합 플랫폼으로 변화를 적극적으로 시도하지 않을 경우 미래에는 금융상품을 만들기만 하는 ‘하청업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자리한 것이다.


특히 은행들이 ‘배달’을 주목하고 나선 배경으로는 비금융데이터가 꼽힌다. 코로나19 상황에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배달서비스 제공을 통해 막대한 양의 비금융데이터를 축적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누적된 비금융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대출상품 등 기존 금융서비스도 강화할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땡겨요’에 입점한 자영업자 맞춤 대출상품부터 라이더, 이용고객을 위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10월 ‘땡겨요’ 배달대행 업체 ‘생각대로’ 라이더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용 대출상품을 내놓은 바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과 비금융의 융합을 통해 궁극적으로 종합 플랫폼 구축을 위한 시작단계에 있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다만 이미 포화상태에 놓인 생활금융 서비스 시장에 후발주자로 나선 은행이 얼마나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종합 플랫폼 구축을 위해 비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시도는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지속가능성은 적다는 지적이다.


특히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대기업이 독과점한 배달 앱 시장에서 신한은행의 ‘땡겨요’는 소비자를 크게 유인할 요인이 없다면 유명무실화된 지자체의 공공앱과 같은 처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관건은 결국 소비자 편의성 확보에 있다"며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쿠폰이나 이벤트 등 다양한 유인책이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은행의 ‘마이 편의점’ 서비스의 경우 은행 앱에 로그인한 뒤 이용할 수 있어 번거롭다는 지적도 나온다. 편의점 배달 서비스는 이미 모든 배달업체에서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은행들의 종합 플랫폼 구축을 위해선 비금융 서비스에 대해 규제를 완화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빅테크의 금융 진출을 허용했던 것처럼 은행들에 대해서도 플랫폼 사업을 제도적으로 적극 뒷받침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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