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스토킹 범죄 가족 구성원 위협
가해자는 가장 큰 장애물 판단
주거침입·협박 등 다양한 전조 현상
솜방망이 처벌 보호근거 미약
피해자 보호명령제 도입 목소리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25)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25)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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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유병돈 기자] 서울 은평구에서 20대 인터넷방송 진행자(BJ)를 스토킹한 ‘열혈시청자’ 30대 남성. 제주도에서 동거녀를 스토킹했던 백광석(48). 노원구 세모녀 살해사건 피의자 김태현(25).


이들의 공통점은 범행대상이 스토킹 피해자 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확대됐다는 것이다. 은평구 사건에서는 스토킹 피해자의 어머니가, 제주도 사건에서는 아들이 살해당했다. 김태현은 스토킹 피해자를 포함해 그의 어머니와 여동생의 목숨까지 앗아갔다.

스토킹 범죄는 가족 구성원마저 두려움에 떨게 한다. 당사자를 보호하려는 주변인들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가족이나 지인 등 주변인들이 스토킹 범행의 대상의 되는 이유는 스토킹 범죄의 가장 큰 ‘장해물’이기 때문이다. 스토킹은 가해자가 상대방 의사와 상관없이 의도적으로 계속 따라다니면서 정신적·신체적 피해를 입히는 행위를 말한다. 이 때문에 피해자가 육체적, 정신적으로 의지하는 피해자의 가족이 먼저 범죄에 개입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의 친인척과 지인 등이 범행 대상이 되기도 한다. 가해자가 처벌을 면하고자 피해자나 그 가족을 되레 협박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과거 동거녀의 중학생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백광석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과거 동거녀의 중학생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백광석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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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에서 입수한 피해자 신변보호 요청건수는 지난해 약 1만4773건에서 17일 현재까지 2만1700건.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46.8%가 늘었다. 2016년 4912건이던 신변보호 건수는 2017년 6889건, 2018년 9442건, 2019년 1만3686건 등 연평균 7~44%씩 증가했다.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숫자는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스토킹 범죄의 보호 대상은 제한적이다. 이렇다보니 주거침입, 협박 등 다양한 형태의 강력범죄 전조현상에도 추가적인 범죄 피해를 막기 위한 경찰의 신변보호 조치가 실효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현행 스토킹 처벌법에 따르면 추가 범죄를 막아야 할 필요가 있을 때 가해자가 피해자의 반경 100m 이내에 접근할 수 없도록 1개월간 긴급응급조치를 취할 수 있다. 위반할 경우 10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가족과 스토킹 신고자에 대한 보호 근거는 미약하다. 스토킹행위의 상대방, 피해자 개념, 경찰 실무상 신변보호 대상 범위와 관련해 경찰 실무에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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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람 법률사무소 비움 변호사는 스토킹처벌법에 피해자가 법원에 직접 보호조치를 신청하는 ‘피해자 보호명령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범죄신고자와 그 친족 등이 보복당할 우려가 있으면 일정 기간 신변안전조치가 이뤄지도록 해 피해자 신청이나 범죄 발생 우려가 있을 때 직권에 의해 신변경호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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