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나칩 中 매각 무산에…국내 반도체 기업, 사업 계획 변경 불가피할 듯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매그나칩반도체의 중국 자본 매각이 14일 결국 무산되면서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갈등 심화에 국내 기업들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올해 반도체 업계의 경쟁이 한층 심화하고 주요국들이 반도체 패권을 쥐기 위한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두 나라 사이에 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미·중 갈등이라는 실체적 리스크에 직면하게 됐다.
매그나칩은 지난 3월 중국계 사모펀드 와이즈로드캐피털과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올해 내내 미국과 한국의 승인을 받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미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의 심사 기간은 전 과정에서 두 차례나 연장됐으나 승인이 이뤄지지 않았고 핵심 기술이 아니더라도 반도체 관련 사항은 일절 중국으로 유출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대(對) 중국 견제 의지를 확인한 매그나칩은 결국 심사 마지막 날인 이날 직접 철회하게 됐다. 한국에서도 산업통상자원부에 신청서를 제출한 뒤 각종 자료들을 제출, 지금까지 결과를 기다려왔으나 관련국 모두의 승인을 받기 어려워지면서 이 신청서도 직접 철회하기로 했다.
이처럼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실질적인 매각 철회로 이어지면서 두 국가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기존 계획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최근 중국 우시 반도체 공장 첨단화에 제동에 걸린 SK하이닉스는 당장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반입할 계획이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으나 반도체 업계 전반에서 첨단 공정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2~3년 내 EUV 장비 반입은 불가피하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도 이에 대해 "옛날처럼 코스트가 싼 데만 쫓아다닐 수 있느냐"면서 "과거 SK하이닉스가 중국에 공장을 지은 것은 코스트를 줄인다는 이야기였지만 지금은 또 다른 문제가 생기면 코스트 산출 계산법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존 계획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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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하고 올해 중국의 승인만을 기다리고 있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아 마음을 졸이고 있다. SK하이닉스 외에도 삼성전자가 중국 시안에서 반도체 후공정 작업을 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의 고심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모두 필요한 만큼 강하게 특정 국가를 선택하지 않고 침묵 속에서 조용히 줄타기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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