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자료삭제' 산업부 공무원 3명 오늘 첫 공판… 기소 1년 만
[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감사원의 감사를 앞두고 월성 원전 관련 자료들을 무단으로 삭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에 대한 첫 재판이 14일 열린다. 지난해 12월 23일 기소된 지 거의 1년 만이다.
대전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박헌행)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월성 원전 관련 자료 삭제를 지시한 국장급 산업부 공무원 A씨와 B씨 그리고 직접 자료를 삭제한 산업부 공무원 C씨 등 3명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한다.
앞서 검찰은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감사원법 위반·방실침입 등 혐의로 A씨와 C씨를 구속 상태에서, B씨를 불구속 상태에서 각각 재판에 넘겼다.
A씨와 B씨는 감사원의 자료 제출 요구 직전인 2019년 11월께 월성 1호기 관련 자료 삭제를 지시하거나 묵인·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는 감사원 감사관과의 면담을 하루 앞둔 2019년 12월 1일 심야에 자료 삭제를 직접 실행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그동안 5차레에 걸쳐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하며 사건의 쟁점을 정리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과 변호인들은 삭제된 자료 530건의 성격, 파일 삭제 경위, 감사원의 영장 없는 디지털 포렌식의 적법성 등에 대해 30건 가까운 의견서를 재판부에 보내며 치열한 법리 다툼을 예고했다.
특히 변호인들은 "삭제된 자료 중 완성본이라고 볼만큼 객관화한 문서는 44건이라는 산업부의 사실조회 의견서를 회신받았다"며 "더구나 530건 모두 산업부 서버에 남아있는 상황에서 원본을 파기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열린 5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폐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참여정부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1·2심 판결이 잘못됐다고 판시한 대법원 판례를 들며, A씨 등이 삭제한 자료를 '공용전자기록물'로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완성본이 아닌 문서까지 공용전자기록물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하며 "감사원 디지털 포렌식의 경우에도 규정상 동의를 전제로 하게 돼 있는 만큼 동의하지 않은 포렌식을 바탕으로 감사원법 위반죄를 구성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맞섰다.
이날 재판부는 서증 조사를 진행한 뒤 증인신문 일정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공판준비기일에서 산업부 공무원과 감사원 직원 등 모두 9명의 증인이 채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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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과 관련 재판에 넘겨진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과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등에 대한 재판도 대전지법 형사11부가 맡고 있다. 현재 2차 공판준비기일을 마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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