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냉전 회귀 알리는 對中 영향력 봉쇄
‘봉쇄(Containment)는 중국에도 유효하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실린 국제정치학자 할 브랜즈의 기고문 제목이다. 냉전시대 미국 외교정책 기조에 큰 영향을 미쳤던 고 조지 케넌의 봉쇄론이 중국에 대해서도 여전히 최선의 정책이라는 주장이다.
케넌의 봉쇄론은 미국이 소련의 팽창을 굳건히 억제하는 인내 전략이 공산주의 체제의 모순을 불거지게 해 결국 와해된다는 가설이다.
브랜즈는 비록 중국이 구 소련보다 경제와 기술력이 훨씬 우월할 뿐 아니라 냉전의 승리로 구축한 (WTO 등)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 시스템에 깊이 통합돼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은 도전이 되겠지만 봉쇄는 시공을 초월한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조 바이든 정부가 천명한 중국과의 ‘경쟁’은 지정학적 현실일 뿐이며 전략적 목표는 중국이 힘의 균형을 뒤엎고 독재가 지배하는 세상이 오지 못하게 ‘봉쇄’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나 동맹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변동지분실체(VIE)는 WTO에 가입한 중국이 2000년대 초 부족한 자본을 해외에서 조달하기 위한 목적에서 만들어진 기업지배구조 모델이다. 외국인 투자가 법으로 금지된 광업, 철강, 교육, IT 산업은 당시 자본이 크게 부족했다.
VIE는 이 법을 우회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다. 기업이 번 돈은 그 기업의 CEO(또는 경영진)가 소유한 VIE로 이전하고, 다시 VIE에서 중국 소재 외국인회사(WOFE)로, 다시 해외 소재 WOFE의 지주회사로 이전한다. 해외에 상장한 중국 기업은 중국 소재 기업(알리바바그룹)이 아니라 사실은 WOFE를 자회사로 둔 역외 지주회사(알리바바홀딩스)인 것이다.
VIE는 자본이 부족한 중국에는 성장을, 해외 투자자들에게는 수익을 가져왔다. 지난 10년간 300개 중국 기업이 미국에서 신규 상장으로 820억달러를 조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사적계약에 따른 편법 지배구조는 갈등을 일으켜왔다. 10년 전 그 지분의 43%를 소유한 야후의 동의 없이 알리바바 VIE로부터 온라인 결제회사 알리페이를 떼 낸 게 한 예다. 보다 근본적으로 중국 정부는 VIE를 인정한 적이 없기 때문에 법적 위험이 숨어 있다.
이달 초 언론은 중국 정부가 데이터 보안을 이유로 VIE를 통한 해외상장을 금지(홍콩은 조건부 예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6월 뉴욕증시에서 44억달러를 조달했던 차량공유기업 디디가 상장을 폐지하고 대신 홍콩에서 상장을 준비한다는 뉴스와 궤를 같이한다.
같은 시점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는 상장된 외국기업이 장부 공개를 거부할 경우 상장을 폐지하는 법안을 확정한다고 발표했다. 이 법안은 그동안 미 당국의 요구에 불응해 온 중국과 홍콩을 염두에 둔 것이다. 두 나라 사이에 긴밀했던 경제적 이해관계의 한 고리가 취약해지는 대목이다.
경제적 갈등은 확산될 조짐이다. 지난주 미 상무장관은 내년 아시아태평양지역 나라들과 중국에 대한 수출통제, 공급사슬 재편, 인공지능(AI)과 사이버 보안 표준화 등 강력한 경제협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격하게 반발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 등은 배제하고 대만은 포함된 110개 국가를 대상으로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그는 개막 연설에서 전 세계 자유가 권력을 강화하고 영향력을 확장하며 억압을 정당화하려는 독재자들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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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즈는 중국의 영향력을 봉쇄하는 것은 냉전시대로 회귀하는 것이며 이제 하나의 세계는 헛된 꿈이고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때라고 단언했다. 새로운 냉전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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