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수처도 특검할 수 있다"는데…명함도 못 내는 공수처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본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상설특검의 성격도 갖고 생긴 기관이다."
한 법대 교수가 최근 기자에게 한 말이다. 학계에선 이 교수와 같은 의견을 내놓은 이들이 많다. 또 다른 교수는 "공수처와 상설특검에 대한 논의는 옛날부터 함께 가고 있던 것"이라고 했다. 특검은 지금까지 14차례 있었는데 이 중 13차례가 개별특검이었다. 개별특검은 별도 법안을 만들어 특별검사를 임명하고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급조된 탓에 여러 문제와 한계가 노출돼 왔다. 이 때문에 상설특검 연구와 논의가 꾸준히 이뤄졌고 공수처는 상설특검을 맡길 수 있는 상시기구로 설치 필요성이 대두됐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019년 펴낸 ‘공수처에 관한 연구’보고서도 상설특검법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임명 요건이 복잡하고 대통령의 관여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있다"며 "이는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부패 범죄에 대한 독립적인 수사기관(공수처)의 필요성을 말해준다"고 했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화두인 ‘대장동, 고발사주 특검’ 논의에서 공수처는 빠져 있다. 공수처를 활용한 기관특검은 가능하지만 어디서도 이런 의견이 나오지는 않는다. 공수처는 출범한 지 이제 300일 하고도 보름이 됐다. 조직은 여전히 불안정하고 정원을 채웠다지만 인력도 부족하다. 특검논의에서 공수처 언급이 없던 것은 공수처가 자초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프로답지 못한 수사행태, 의심받는 정치적 중립성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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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는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손준성 검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수사의 활로를 뚫고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승부수, 존립의 이유를 보여주려는 강수로 읽힌다. 공수처는 최근 막다른 골목에 있다. ‘고발 사주’ 수사는 진척이 없고 압수수색 적법성 논란에도 휘말렸다. 손 검사의 영장마저 기각되면 그땐 앞길이 정말 막막해진다. 위기론, 폐지론까지 부각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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