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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노스 후유증 딛고…꿈의 '피검사 암 진단' 성공할까 [임주형의 테크토크]

최종수정 2021.12.03 10:07 기사입력 2021.12.03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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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한 방울로 암 진단하는 액체생검
美 그레일 세계 최초 대규모 임상 예정
앞서 '테라노스 스캔들'로 의구심 커져
기술적 난관 극복하고 유용성 입증해야

피 몇 방울로 수십가지의 암을 한번에 개발할 수 있는 '액체생검'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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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암을 극복하는 가장 확실하고 현실적인 방법은 발병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겁니다. 하지만 지금의 암 선별검사는 복잡하고 때때로는 고통스러운 검사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환자 입장에서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만약 피 몇 방울을 떨어뜨려 수십가지의 암을 한 번에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이 나타난다면 어떨까요? 환자는 보다 자주 암 검사를 받을 수 있고, 자연스럽게 암 치료율과 생존율도 늘어날 겁니다. 이 때문에 혈액 검사를 통한 암 진단은 오랫동안 생명과학의 '성배'로 여겨져 왔습니다.

다만 이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지는 여전히 많은 장벽이 남아있습니다. 우선 기술적 난제를 극복해야 할 뿐더러, 과거 이 분야 투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던 일명 '테라노스 스캔들'을 넘어서야 하기 때문입니다.


피 몇 방울로 암 발견할 수 있을까


암은 비정상적인 세포가 통제되지 못하고 과다하게 증식되는 상태를 뜻합니다. 억제가 되지 않는 암세포는 정상적인 세포와 장기의 기능을 파괴하기 때문에 인체에 매우 치명적입니다.

암의 종류는 100가지를 훨씬 넘고, 위·간·폐 등 다양한 신체 장기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발생 부위마다 검사 방식도 까다롭고, 경우에 따라서는 환자에게 매우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암 극복의 관건은 조기 발견 및 치료에 달려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없음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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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암 검사 방식 개발에만 성공한다면, 수많은 환자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습니다. 암이 인간의 몸에 치명적인 수준으로 전이되기 전에 조기 발견해 성공적으로 치료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피검사 암 진단'이 오랫동안 암과의 싸움에서 '성배'로 취급된 이유입니다.


美 그레일, 14만명 대상 대규모 임상 예정


미국의 생명공학기업 '그레일(Grail)'은 다중 암 조기진단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은 회사입니다. 성배(Grail)라는 회사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기업도 수년에 걸쳐 암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줄 피검사 기술을 연구해 왔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2015년 설립된 스타트업임에도 실리콘 밸리의 억만장자들에게 주목받아왔습니다.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의 투자재단 '베이조스 엑스피디션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출신인 빌 게이츠 또한 이 회사의 초기 투자자입니다.


미국 생명공학기업 그레일은 '갈릴리' 액체생검 진단 검사를 통해 혈액에서 50가지 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 사진=그레일 공식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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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일은 최근 세계 최초로 피검사 암 진단 기술의 대규모 임상시험에 진입했습니다. 그레일은 영국 국립보건서비스(NHS)와 함께 영국 내 성인 14만명을 대상으로 '갈릴리' 진단 방식을 시험할 예정입니다.


갈릴리는 그레일이 개발한 암 조기 진단 테스트로, 그레일의 주장에 따르면 무려 50가지의 암을 초기에 발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50가지 암 중에는 현재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는 암 진단 기술로 검출할 수 없는 희귀암도 포함돼 있습니다.


액체생검 잠재력에 주목…한때 '테라노스 스캔들'로 '사기' 오명 쓰기도


그레일이 주목 받는 이유는 단순히 대규모 임상시험에 진입했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그레일이 만든 갈릴리 진단검사는 '액체생검(liquid biopsy)'이라는 기술을 기반으로 합니다.


이 기술은 초기 발병 단계의 암을 혈액으로부터 검출할 수 있는 첨단 진단 기술입니다. 우리의 몸을 흐르는 혈액 안에는 온갖 DNA 조각들이 떠돌아 다니는데, 암환자의 경우 암세포에서 나온 DNA가 소량 포함돼 있습니다. 액체생검은 이 암세포의 DNA를 포착, 검출해 분석하는 기술입니다.


기존에는 암을 정확히 진단하려면 실제 암이 확산한 조직을 추출해 검사를 해야만 했습니다. 이 진단법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복잡합니다. 하지만 액체생검은 피 몇방울 만으로도 암 종양 여부를 신속하게 판단할 수 있으므로, 더 많은 환자들에게 암 검사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강력한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강점에도 불구, 액체생검은 과거 '테라노스 스캔들'로 인해 한동안 투자자들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받아왔습니다. 그레일은 실리콘 밸리에 만연했던 의구심을 극복하는 데 성공한 몇 안 되는 기업입니다.


테라노스는 지난 2003년, 미국에서 '제2의 스티브 잡스'라고 불렸던 벤처 기업가 엘리자베스 홈스가 세운 기업입니다. 그레일처럼 액체생검 기술을 통해 무려 240가지의 암을 한번에 조기진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2014년 미 금융 매체 포브스지 표지 모델로 선정된 테라노스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즈 / 사진=포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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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노스는 전 세계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한 몸에 품고 기업가치를 불려 나갔습니다. 그러나 내부고발자로부터 "이 기술은 사기에 가깝다"는 폭로가 나오고, 뒤이어 미 금융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홈즈의 사기 행각을 고발하면서 기업 이미지는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결국 홈즈는 현재 사기 및 사기 공모 혐의 총 12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때 인류를 암으로부터 구원할 줄 알았던 액체생검 또한 한동안 '사기'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채 투자자들의 싸늘한 시선을 견뎌야만 했습니다.


유용성 입증하고 높은 가격 극복해야


액체생검은 혈액 속에 포함된 DNA를 검출해 암을 진단하는 기술입니다. 정상 세포든, 암 세포든 모든 세포는 핵 안에 DNA를 갖고 있는데, 세포가 죽으면 이 DNA가 혈액을 통해 배출됩니다. 이때 정상 세포와 달리 암세포의 DNA 구조는 손상되어 있기 때문에 구별이 가능합니다.


액체생검 기술이 유용성을 입증하려면 아직 많은 난관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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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액체생검 기술은 절대 만능이 아닙니다. 암 진단의 관건은 발병 초기 발견인데, 암 발생 1·2기에는 혈액에서 발견되는 DNA의 양이 매우 미미하기 때문에 한계가 명확합니다.


현재 기대 받고 있는 그레일 또한 쓸모 있으려면, 우선 NHS에서 진행되는 이번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높은 예측도를 증명해야 합니다.


유용성이 입증되더라도 일반 환자가 액체생검을 부담 없이 이용하는 것은 당분간 힘들 겁니다. 그레일이 내놓은 갈릴리 진단검사는 1회당 949달러(약 113만원)에 판매될 예정입니다.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은 점차 떨어지겠지만, 적어도 수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비록 '테라노스 스캔들'이라는 역대급 풍파를 만나기도 했지만, 피검사 한번으로 수십개의 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다는 산업계의 믿음은 아직 꺼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레일을 비롯한 액체생검 기술 개발업체들이 끊임없이 도전을 거듭하는 이유입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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