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수장에 81년생 여성 '융합형 리더'
최수연 신임 대표 내정
기술적 분야와 인문학적 소양 골고루 갖춰
다양한 시각 결합해 '새로운 시너지'·문제 해결 능력 강점
최 내정자보다 어린 임원 6명뿐…나이 많은 임원들 통솔은 과제
국내 최대 IT기업인 네이버가 기술과 인문학적 역량을 가진 융합형 인재를 전면에 내세우는 실험에 나섰다. 네이버는 차기 대표에 1981년생 최수연 글로벌사업지원부 책임리더를 내정했다. 최 내정자는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하버드 로스쿨 등을 거친 이과와 문과를 아우르는 소양을 갖춘 인재로 평가받는다.
젊은 ‘융합형 리더’
18일 네이버에 따르면 전날 이사회를 열고 최 내정자를 새 사령탑으로 선택했다.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에는 김남선 책임리더가 내정됐다. 최 내정자는 서울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를 졸업하고 2005년 네이버의 전신인 NHN에 근무하다가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을 거쳐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2019년부터 네이버에 다시 합류해 글로벌사업지원부에서 일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의 경우 서비스 기획에 전문적인 역량을 갖고 있었다면, 공대를 나온 뒤 변호사로 일했던 최 내정자의 경우 기술적인 분야와 인문학적 소양을 골고루 갖췄다. IT 서비스 전문가가 대표를 해야한다는 틀을 깬 ‘융합형 리더’다. 직원의 극단적 선택 등 안팎으로 고충을 겪었던 네이버가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융합형 리더로 조직 쇄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융합형 리더의 장점은 다양한 시각을 결합해 새로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애플’이다. 융합형 인재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스티브 잡스는 "인문학과 기술이 만나는 지점에 애플이 존재한다"며 융합적 소양을 강조했을 정도다. 문제 해결 능력에 탁월하다는 것도 융합형 인재의 장점이다. 공대생 출신에 인문학적 역량을 갖춘 최 내정자가 쇼핑, 콘텐츠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는 네이버의 수장이 되면서 새로운 시너지가 나올 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최 내정자는 국내외 사업 전반을 지원하며 보여준 문제해결 능력, 회사의 사업 전략과 시장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갖춘 점을 높이 평가 받았다"고 말했다.
나이 많은 임원들 통솔 과제
다만 네이버에서의 근무 경력이 2년 남짓인 최 내정자가 120명에 달하는 네이버의 임원들을 통솔하고 사로잡는 리더십을 선보일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네이버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40세인 최 내정자보다 나이가 적은 임원은 6명에 불과하다. 최 내정자는 113명에 달하는 나이 많은 임원들을 통솔하게 된 셈이다.
IT기업이 수평적인 문화를 가졌다고 하지만 자신보다 한참 어린 대표를 맞이해야 하는 임원들의 속내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네이버의 책임리더급 이상 임원은 최 내정자를 포함해 총 120명으로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비롯한 50대는 16명, 40대는 98명, 30대는 6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 내정자가 어리고 경력이 짧은 만큼 네이버에 대해 뭘 아냐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며 "최 내정자가 얼마나 리더십 역량을 보여줄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글로벌’·‘조직 쇄신’
최 내정자는 글로벌 경영과 조직문화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트랜지션(transition)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글로벌 경영을 본격화하고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새로운 리더십 구축과 조직체계 개편에 속도를 낸다. 네이버는 올해를 글로벌 진출의 원년으로 삼고 미국, 일본, 유럽, 동남아 등에서 사업 확장에 사활을 건 상황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상장 첫날 70% 폭등 "엔비디아 독주 끝나나"…AI ...
다만 새로운 사령탑 역시 창업자인 이 GIO의 영향력을 벗어나기 힘들다는 시각도 있다. 네이버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네이버는 기본적으로 이 GIO의 직할 체제"라면서 "젊은 나이의 변호사 출신이 대표가 된 것은 겉으로는 이미지 쇄신을 보여줄 수 있을 지 몰라도 내부적으로는 이 GIO의 지배력이 여전할 것이라는 의미한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표와 기존 경영진은 내년 3월까지 업무 인수인계를 돕고 네이버가 글로벌 도전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필요한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