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
2012년 전지사업본부장 맡아
2년만에 고객사 2배로 늘려
중대형 배터리 세계 1위 큰 기여
LG엔솔 대표이사 취임 뒤엔
직원들과 직접 소통 채널 만들고
품질이슈로 떨어진 사기 진작 노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회장이 최측근 인사를 보냈다는 건 그만큼 중요한 계열사란 의미 아니겠느냐." "이제 막 생긴 젊은 조직인데 고루한 인상을 주는 건 아닐지 걱정된다."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의 새 대표이사로 권영수 부회장이 선임되자 회사 안팎에서 나온 평가는 극과 극이다. 평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건 그만큼 권 부회장의 인선을 둘러싼 관심이 높다는 방증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명실상부한 그룹 내 2인자가 정기인사 시즌도 아닌 시기에 계열사 대표로 옮기는 게 최근 재계에선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과거 함께 손발을 맞춘 적이 있는 직원들 사이에선 "만만치 않은 상사" "임원이나 간부는 꽤 힘들어질 것"이라는 얘기도 공공연히 돌았다. 권 부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제 꿈은 바로 임직원의 행복"이라며 직원들 얘기를 귀기울여 듣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 세계에 있는 모든 직원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소통채널도 만들었다. 세간의 평을 의식한 듯한 행보다.


지난 2월 서울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가 열릴 당시 취재진과의 일화도 유명하다. 당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차기 서울·대한상의 회장으로 추대하기 위한 회의가 열렸고 LG그룹 몫의 서울상의 부회장을 맡고 있던 권 부회장이 참석했다. 회의장에 들어가던 권 부회장에게 취재진이 "(최태원 신임 상의 회장에게) 기대하는 게 있나, 할 말 있나"라고 묻자 권 부회장은 "별로 없다"고 답했다.

기대하는 게 없다는 의미인지, 할 말이 없다는 뜻인지 분명치 않았으나 권 부회장의 성정을 아는 취재진 사이에서는 전자로 볼 수 있지 않겠냐는 해석도 나왔다. 당시는 SK와 LG간 배터리 소송이 한창 진행중인 때로 두 그룹간 날이 바짝 서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권 부회장은 당시 그룹 지주사인 ㈜LG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계열사 모든 사업을 관장하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권 부회장은 서울상의 부회장직을 이방수 사장에게 넘겼다.


사장단 워크숍에 참석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과 권영수 부회장<사진제공:LG>

사장단 워크숍에 참석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과 권영수 부회장<사진제공:LG>

원본보기 아이콘


권 부회장은 현재 3명뿐인 그룹 부회장 가운데 유일한 정통 LG맨이다. 경기고와 서울대, 카이스트를 나와 1979년 금성사(현 LG전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과 입사동기다. LG화학에서는 2012년 전지사업본부장을 맡으며 LG의 배터리 사업을 외형적으로 키워냈다. 전지사업본부장으로 2년간 있으면서 LG 배터리를 쓰는 곳은 10여곳에서 20여개로 두 배 늘어났다. 전기차나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쓰는 중대형 배터리에서 LG가 세계 1위로 올라서는 데 권 부회장의 공이 크다고 보는 배경이다.


당시만 해도 전기차 등에 쓰는 중대형 배터리가 크게 각광받지 못했으나 미래 성장가능성을 본 것이다. 대외적으로 고객관리에 능하면서도 숫자도 빠삭한 편이다. 처음 사장을 맡은 게 LG전자 재경부문장(2006년)이었다. LG그룹의 주력사업인 전자와 화학, 통신을 모두 거쳤고 2018년 구광모 회장 체제로 바뀐 후에는 COO로 있으면서 중장기 관점에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비하고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 대표로 선임했을 당시에도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경영자"라며 구 회장이 의지를 담은 인사라는 점을 회사도 강조했었다.


배터리는 LG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꼽는 핵심 사업으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분야다. 일찌감치 연구개발에 매진해 관련 특허건수가 가장 많은데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세계 3대 전기차시장에 직접 진출해 배터리 공장을 가동중인 곳도 현재로선 LG뿐이다. 질이나 양에서 경쟁사보다 몇발 앞서 있다는 얘기다.

AD

다만 시장이 커지면서 경쟁업체의 견제도 만만치 않은 처지가 됐다. 자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배터리 업체나 기술경쟁력을 내세운 일본·유럽 배터리업체의 추격이 한층 거세졌다. 잇단 전기차 화재와 리콜 등으로 품질이슈가 불거진 점도 부담이다. 권 부회장이 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북돋우는 데 적극 소매를 걷은 것도 그래서다. 전체 직원의 80% 이상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로 자기 주장을 내는 데 스스럼이 없는데다 처우나 복지에 민감한 터라 안으로 다독이기에 나선 것이다. 권 부회장은 취임 당시 "동이 트기 전에 가장 어둡다고 하듯, 길게 보면 거쳐야 할 과정"이라며 "걱정이 많아지면 다가오는 기회를 놓칠 수 있지만 우리는 지금 위기를 더 큰 도약을 위한 기회로 만들어 갈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