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30개국 언어로 번역돼 1억4000만 권 넘게 팔린 49종의 소설을 쓴 잠비아 태생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스릴러 작가 윌버 스미스가 88세 나이로 13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주요 외신은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 작가협회 트위터를 인용해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인 스미스가 오늘 저녁 남아공의 케이프타운 자택에서 부인 니소가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했다는 소식을 비통한 심정으로 전한다"고 보도했다.

11년 동안 그의 대리인이었던 케빈 콘로이 씨는 "그는 우상이었고 당대 최고의 작가였으며 그를 사랑하는 팬들은 그의 양장본 작품을 소장하며 그의 작품은 아버지에게서 아들에게로, 어머니에게서 딸에게로 세대를 이어 대물림된다"고 말했다.


콘로이 씨는 "아프리카에 대한 그의 지식과 그의 상상력은 끝 간 데를 모른다"라며 "그의 작가정신과 강렬하고 우아한 필체는 수백만 독자를 매료시켰다"라고도 했다. 이어 "그가 소설의 세계에서 지핀 불꽃이 영원히 꺼지지 않도록 니소 여사 및 윌버니소스미스재단과 함께 일했던 기억이 새롭다"고 덧붙였다.

스미스는 수십 권의 책을 통해 4세기에 걸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역사를 흑백 갈등 시각에서 조명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1933년 1월 9일 북부 로디지아(현재 잠비아)에서 태어나 아버지의 소 목장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8개월 되던 해 말라리아에 걸렸지만 목숨을 건졌다. 그는 자서전에서 "18개월 아기 때 뇌말라리아에 걸려 열흘 동안 혼수상태였다"며 "의사들은 내가 회복되더라도 뇌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차라리 죽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우리 부모님들에게 말했다"고 썼다.


본래 기자가 되고 싶었지만 데뷔작 '사자가 먹이를 먹을 때'를 쓰기 전까지 회계사로 일했고 이때의 경험으로 그는 이 소설을 영화로 만들기 위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이 첫 작품은 줄루 전쟁의 상흔이 채 가지지 않은 가운데 골드러시로 혼란스러운 시기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목장에서 자란 청년의 삶을 그린 것으로 발간 첫해 140만 부가 팔려 그를 단번에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려놨다. 그는 2013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 소설은 자신이 13살 나이에 아버지 목장을 습격한 사자를 총으로 쏴 죽인 경험을 바탕으로 쓴 것이라고 말했다.


1957년 첫 부인 앤 레니와 결혼해 아들 숀과 딸 크리스틴을 낳았지만 1962년 헤어졌고, 1964년 데뷔작을 낸 뒤 두 번째 부인 쥴 슬라바트와 결혼해 셋째인 로런스를 낳았다. 이후 계속 왕성한 작품 활동을 이어갔고 1971년 셋째 부인 대니얼 토마스와 결혼해 20년을 함께 살았으며, 그녀가 6년간 병치레 끝에 1999년 세상을 떠나자 자신이 쓴 모든 작품을 그녀에게 헌정했다. 또 토마스가 전남편 디터와의 사이에 낳은 아들과 가까이 지내면서 그를 입양했다. 이듬해인 2000년 1월 그는 영국 런던의 어느 서점에서 지금 '니소'라고 부르는 넷째 부인 모히니소 라히모바를 만나 이내 사랑에 빠졌고 몇 달만에 결혼해 21년을 함께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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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스미스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계속되는 코트니 일가의 흥미진진한 모험을 그린 '전쟁의 전설'을 펴내 코트니 시리즈를 마감했다. 스미스는 남아프리카 원주민인 부시맨의 후예로 탐험가였고 맹수 수렵을 즐겼으며 비행사였고 전문 스쿠버 다이버였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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