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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신진영 자본연 원장 "ESG 경영 안하는 기업, 결국엔 돈도 못벌게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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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경영, 성과·위험관리 모두에 이점
유니레버, 지속가능 성장·가치 다 잡은 사례

국내 기업엔 'G(지배구조)' 중요성 더 커져
재벌문화가 낳은 '오너 리스크' 존재하기 때문

유럽 국부펀드 '한전 투자 철회'는 중요한 메시지
ESG 흐름 제대로 핸들링 못하면 시장서 '냉혹한 평가'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 원장이 ESG 경영을 하지 않으면 시장의 냉혹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ESG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 원장이 ESG 경영을 하지 않으면 시장의 냉혹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ESG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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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을 하지 않는 기업은 결국엔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의 ESG 흐름을 제대로 따라가지 않는다면 나중엔 돈도 못벌게 될 것입니다."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 원장은 "이제는 ESG에 대해 기업들이 불편하게 받아들여선 안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원장은 ESG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지 않는 기업들은 자본시장에서 냉혹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ESG는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다. 그동안 ESG는 ‘착한 일’이란 추상적인 개념으로 치부돼 왔지만 이젠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기업들은 ESG위원회를 속속 출범시키고 회사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 분주하다. 전세계 중앙은행과 투자은행(IB), 국부펀드들도 투자 기준에 ESG를 포함시켜 책임투자에 나서고 있다. 국내 연기금만 해도 지난해 책임투자 규모를 1년새 3배 이상 커진 103조원(투자비중 57%)으로 늘렸다.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GSIA)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글로벌 ESG관련 투자자산은 40조5000억달러로 2012년(13조2000억달러) 대비 207%가량 증가했다.


ESG 전환이 다소 늦었던 국내외 에너지 관련 기업들은 최근 들어 급격한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석탄발전을 지속하고 있는 한국전력 한국전력 은 노르웨이 국부펀드에 이어 지난해 네덜란드 공적연금 운용공사(APG)로부터 투자철회 통보서를 받아들었다. 앞서 석유왕으로 군림했던 글로벌 석유기업 엑손모빌은 탈화석연료 가속화를 주장하는 행동주의 펀드에 이사 자리 2개를 빼앗긴 후 재생가능에너지 기업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신 원장은 "ESG경영이 기업의 발목을 잡는다거나 큰 비용을 초래한다고 바라보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소비자, 투자자, 주주 모두가 ESG경영을 적극 하도록 회사에 압력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는 사회, 환경, 지배구조 이슈를 제대로 핸들링하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제대로 가치평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SG를 비용의 효율성 측면에서 바라보는 것에 대해 신 원장은 우려의 시선을 감추지 않았다. 예컨대 환경보호를 위해 전 세계가 넷제로(Net zero·탄소중립) 정책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우리나라 지리적, 환경적 여건에 맞지 않다고 바라만 본다면 전세계 시장에서 낙후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신 원장은 "탄소배출이 많을수록 더 큰 세금을 부과하는 ‘탄소 국경세’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변형된 무역장벽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신재생에너지 효율성이 떨어진다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더 긍정적이다"고 설명했다.

신 원장은 ESG 경영은 성과와 위험관리 차원에서도 이미 우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민 기자 kimhyun81@

신 원장은 ESG 경영은 성과와 위험관리 차원에서도 이미 우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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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원장은 ESG 경영은 성과관리나 위험관리 차원에서 우월한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다국적 기업인 유니레버의 사례를 관심 있게 지켜볼 만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010년 폴 폴먼 유니레버 전 CEO는 ‘유니레버 지속 가능한 10년 생활계획’을 통해 ESG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면서도 기업가치를 크게 제고한바 있다. 폴먼 전 CEO는 당시 정체됐던 유니레버의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용됐는데,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ESG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행보는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실적도 단기간에 확 좋아지지 못해 시장에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장기적인 성과로 보면 유니레버는 지속가능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현재 유니레버는 세계 지속가능리더 기업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으며 2010년 당시 유니레버의 주가와 지금의 주가 수준을 비교하면 약 160%가량 성장했다. 장기적으로 ESG경영에 뛰어드는 것이 효과적이란 사실이 숫자로 증명된 셈이다.


신 원장은 ESG 중 우리나라 기업들이 가장 공을 들여야 할 요소로는 G를 꼽았다. 우리나라 재벌문화가 만들어낸 ‘오너’라는 독특한 제도는 개인과 그룹을 동일시하도록 해 기업의 주가 변동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의 고질적인 문제로 ‘오너리스크’는 국내 증시 디스카운트(할인) 요인으로 꼽힌다. 신 원장은 "우리나라 기업가치엔 지배구조 이슈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단순하게 생각해봐도 지배구조가 곧 의사결정 체계가 되기 때문에 G가 바로 서지 않으면 E와 S에 관한 결정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오너 리스크로 주가가 크게 하락해 주주에게 큰 손실을 입힌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가깝게는 쿠팡을 예시로 들 수 있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의 개인 일탈은 아니지만 지난 6월 덕평물류센터 대형 화재 직후 국내 이사회 의장직에서 사임하고 미국 쿠팡 이사회 의장으로 이름을 올린 사실이 드러나자 소비자와 시장에 부정적인 인상을 만들기도 했다. 이 말고도 노동자의 잦은 산재 사고(사회적 요인 S)에도 미진하게 대처해왔다는 지적이 일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선 SNS를 중심으로 ‘쿠팡 불매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 직후 쿠팡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모습은 연출되지 않았지만, 이는 실적에 대한 우려를 더 키우며 주가를 억누르는데 영향을 줬다.


대담=전필수 자본시장부장 겸 기업분석부장, 정리=이민지 기자 ming@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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