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계약서·회의록 등 주요 증거목록 공개…"철거작업 깊숙이 개입"

광주 학동참사 3차 공판…HDC현산 "건축물 안전조치 의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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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광주 학동참사의 몸통인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3차 공판에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반박을 이어갔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정지선 부장판사)는 8일 오전 해당 사건의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피고인들은 HDC현대산업개발·한솔기업·백솔기업 등 공사 관계자 7명과 업체 3곳이다.


HDC현산 현장소장 서모(57)씨 등 변호인은 도급인의 안전조치 의무는 '건축물'이 아닌, '작업자'에 한정한다는 취지로 반론을 펼쳤다. 즉 HDC현산이 붕괴된 학동건물에 대한 안전조치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변호인은 건축법 제28조의 '시공자의 공사현장 위해 방지' 조문을 인용하며 "그 취지를 봤을 때 산업안전보건법도 작업자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으로 봐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 측은 계약에 따라 도급인에게도 주의의무가 부과한다고 보고 있지만, 실제 계약 규정은 수급인 한솔기업 측에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건축물 관리자(건물 소유자 등)와 해체업자 사이에 '중간 역할'을 했고, 사회상규상 이유를 들어 건축물관리법상 없는 주의의무를 확대 해석하고 있다고 공방을 벌였다.


변호인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도 비슷한 붕괴 사고가 있었다"며 "이 사건에서도 해체업체를 선정하는 시공사 지위에 있는 현장 소장은 기소도 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등 규정에선 사업주에게 특수한 위험 상황에서 안전조치를 하라는 제한적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동법 제63조는 그 제한이 없으며, 이로 인해 사업주보다 도급인에게 더 넓은 주의의무를 부담시킨다면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후 검찰 측의 증거서류 조사가 진행됐다.


검찰은 재개발정비사업조합과 HDC현산이 체결한 계약서에는 철거공사가 포함됐고, HDC현산 본사에서 압수한 자료에는 내부에서도 철거 공사에 대한 관리, 의무를 인식하면서 관련 서류를 작성했다는 등 주요 증거목록을 제시했다.


HDC현산과 한솔이 체결한 철거 계약서에는 HDC현산의 감독 의무와 시공 지시 권한 등이 규정돼 있다고 공개했다.


한솔기업 대상 압수물 등에 따르면 작업일보에는 사고 당일, 평상시보다 많은 작업자를 동원해서 살수 지시를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과다 살수는 붕괴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HDC 현산 관계자 등이 참석한 회의록(4월 2일자)에는 건물 그림과 함께 성토를 쌓고 그 위로 굴착기를 올려서 철거하는 모습이 있다.


이는 HDC현산이 철거 방법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주장과 달리 실제로는 하청업체와 그 방법에 대해 공유했다는 입증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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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에는 백솔 대표 겸 굴착기 기사 조모(47)씨에 대한 변호인 측의 반대신문이 열린다.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bless4y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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