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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일찍 출근해 상사 마실 차 준비…투명인간 취급" 극단 선택 대전시 공무원 母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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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 취급하는 동료들에 아들 자존감 짓밟혀"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시청 신입 공무원의 유족들이 26일 오전 대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시청 신입 공무원의 유족들이 26일 오전 대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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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직장 내 갑질 등으로 우울증 치료를 받던 대전시청 20대 공무원이 지난달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유족 측은 관련자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유족은 대전시의 미온적 대처를 지적하며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26일 유족 측에 따르면 A씨(25)는 올해 1월 9급 공채로 임용돼 지난 7월 대전시청 한 부서로 발령받았다. 그러나 3개월 만인 지난달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과 변호인 측은 A씨를 향한 동료들의 무시, 과중한 업무 부담, 부당한 지시·대우, 집단 따돌림 등이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A씨는 생전 '1시간 일찍 출근해 상사가 마실 차와 커피 등을 준비하고 책상을 정리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부당함을 느낀 A씨는 '그럴 수 없다'고 거절했고, 이후 팀원들로부터 무시를 받는 등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전시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A씨의 어머니는 "대전시청을 다닌다고 좋아하던 제 아이가 대전시청을 다녀서 죽게 됐다"고 호소했다.

이어 "아들은 아무 거리낌 없이 왕따 발언을 하는 동료들과 12시간을 같이 있어야 했다"며 "투명인간 취급을 하는 동료들에게 자존감을 많이 짓밟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의 어머니는 "그들은 제 아들을 투명인간 취급하며 대화에 끼워 주지 않았고, 팀 내에서 점점 고립시키고 괴롭혔다"며 가해자들에 대한 감사·징계 절차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직장 내 갑질 등 괴롭힘으로 인한 순직 처리, 시청사 내 추모비 건립 등을 요구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화면 캡처.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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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해당 사건은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게시판에 올라오면서 공론화됐다.


지난달 30일 '대전시 공무원으로 임용된 친구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선택했어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고인의 지인이라고 밝힌 B씨는 "누구보다 밝고 저에게도 많은 힘을 줬던 친구가 갑자기 하늘나라로 떠났다는 현실이 아직도 꿈만 같고 받아들이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B씨는 "(A씨가) '어리다는 이유로 무시를 당하고, 혼자만 행정직 공무원이기 때문에 나머지 사람들이 협조를 안 해준다', '인사를 해도 받아주지 않는다', '군대보다 직원 취급도 안 해준다', '업무를 물어봐도 혼자 알아보고 해결하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라고 했다.


이어 "'자존감이 낮아지고 우울함이 휩싸인다', '안 좋은 생각도 든다'는 말을 했던 (A씨의)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맴돈다"며 "친구에게 병원 진단과 처방 그리고 휴직을 권유했고, 친구는 진단과 처방을 받고 휴직을 남겨둔 하루 전날 하늘나라로 떠났다"고 했다.


한편 대전시 감사위원회 측은 "다른 사안보다 우선해 A씨에게 부당한 지시가 있었는지 등에 대한 조사를 11월까지 완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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