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군인에 '수면제' 먹이고 탈북…김정은 "억만금 써서라도 잡아라" 분노
압록강 건너 중국으로 향해
국가보위성, 체포 지시·중국 공안에 협조 구해
[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북한 양강도에서 일가족이 근무를 서고 있는 북한 군인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탈북한 사건이 발생하자 김정은 국무원장은 대노하며 직접 지시인 '1호 방침'까지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는 지난 1일 새벽 중국과 접경지역인 북한 양강도 김형직군에서 일가족 4명이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향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일가족의 사택에 평소 국경경비대원들이 자주 드나들었을 만큼 경비대원들과 친하게 지내던 이들은 국경경비대 부분대장(하사)이 1일 새벽 근무를 선다는 것을 알아냈다.
일가족은 미리 수면제를 섞은 탄산음료와 빵을 준비해뒀다가 그날 사택에 들른 부분대장에게 건넸고, 그와 함께 근무 서는 하급병사의 탄산음료와 빵을 하나씩 더 챙겨주기도 했다.
그간 밀수로 생계를 이어온 이 가족은 중국으로 통하는 길을 잘 알고 있었고, 경비대원들이 어느 구간에서 근무를 선다는 것까지 다 파악하고 있었다.
해당 가족이 탈북한 뒤 국경 경비대는 이 사실을 바로 상부에 보고했고, 이는 중앙국가보위성까지 전달됐다. 결국 사건 발생 다음날인 2일 김 위원장은 "억만금을 들여서라도 민족반역자를 무조건 잡아와 본보기로 강하게 처벌하라"는 내용의 1호 방침을 내렸다.
이어 "인민이 군인에 약을 먹이고 도망쳤다는 것은 심각한 군민관계 훼손 행위"라며 "국경 군민의 사상을 전면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탈북한 일가족이 건넨 음식을 먹고 잠이 든 국경경비대 부분대장은 곧바로 영창에 수감돼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부분대장은 조사에서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은 이들이었고 일가친척 중에 도주자도, 범죄를 저지른 사람도 없는 소위 '혁명적인' 집안의 주민들이었다"고 진술했다.
다만 "최근 이 가족이 국경 지역에 장벽과 고압선이 설치되자 '앞으로 밀수를 못 하게 되면 희망이 없다. 밀수를 못 하면 사람처럼 못 산다' 등의 말을 한 적이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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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가보위성은 중국 내 보위성 요원들에게 체포 임무를 내리고 중국 공안 등에도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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