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의혹]돈이 흘러간 길… 로비·유착 여부 밝힐 열쇠
화천대유·천화동인 주요 주주들 이익배분 놓고 분열하는 양상
화천대유, 개발 전반 설계한 유동규에게 뇌물 5억 건네
개발 이익금의 뇌물 여부 입증·처벌 쉽지 않을듯
[아시아경제 장효원 기자]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화천대유, 천화동인1~7 등 주요 주주들이 거둔 개발이익의 흐름이 주목되고 있다. 경제공동체로 시작했던 주주들이 ‘이익 배분’을 놓고 분열하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거액의 현금 흐름은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의 금품 로비 정황, 성남도시개발공사와 화천대유 간 유착 여부를 밝힐 주요한 단서가 될 전망이다.
검찰은 정영학 회계사가 녹취록을 만들기 시작한 시점을 아파트 분양 수익이 본격적으로 배당되기 시작한 2019년으로 파악하고 있다.
4040억원 가져간 화천대유·천화동인
2015년 7월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을 위해 ‘성남의뜰’ PFV(특수목적금융투자회사)가 설립됐다. 이 회사는 보통주 6만9999주, 우선주 93만1주로 구성됐다. 우선주는 회사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우선적으로 배당받을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주식이다. 주당 액면가는 5000원으로 총 자본금은 50억원이다.
우선주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50만1주를, 하나은행 등 금융권이 나머지를 갖고 있다. 보통주는 화천대유가 9999주를, 천화동인1~7호가 SK증권의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6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 주식으로 따지면 화천대유는 1%를, 천화동인1~7호는 5% 지분을 갖고 있다. 자본금으로 보면 화천대유는 5000만원을, 천화동인1~7호는 3억원을 투자한 셈이다.
성남의뜰은 설립 후 지난해까지 2조원가량의 누적 매출액을 기록했다. 누적 순이익은 6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4041억원을 화천대유와 천화동인1~7호가 배당금으로 챙겼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화천대유는 성남의뜰로부터 577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화천대유의 100% 자회사인 천화동인1호는 1208억원을 수령했다. 천화동인 2호와 3호는 각각 101억원씩, 4호는 1007억원, 5호는 644억원, 6호는 282억원, 7호는 121억원을 챙겼다. 특히 화천대유는 대장동 5개 지구에 대한 사업을 직접 시행해 분양수익으로 2352억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은 대장동 개발사업의 ‘경제 공동체’가 각각 소유하고 있는 법인이다. 화천대유는 언론인 출신 김만배씨가 100%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천화동인1~3호는 김씨 가족 등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김씨는 성균관대를 나와 법조계 마당발로 알려져 있다.
천화동인4호의 대표는 남욱 변호사다. 남 변호사는 2015년 대장동 사업을 공영개발에서 민간개발로 바뀌도록 정치권에 금품 로비를 벌인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무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천화동인5호는 대장동 수익 배분 설계자로 알려진 정영학 회계사의 법인이다. 천화동인6호는 남 변호사의 후배로 알려진 조현성 변호사가 대표로 있고 천화동인7호는 김만배씨의 언론인 후배 배모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졌다.
불명확한 뭉칫돈 지출이 열쇠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은 이렇게 확보한 자금으로 법조계 고문 비용이나 직원 퇴직금, 부동산 매입 등에 활용했다.
화천대유는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검에게 고문료로 월 1500만원을 지급했다. 김수남 전 검찰총장과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 이경재 전 최순실 변호인 등도 고문과 자문료 등으로 월 수백만 원을 받았다. 또 곽상도 국민의힘 전 의원 아들에게 상여금과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지급했다.
또 화천대유는 대장동 개발 전반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에게 5억원의 뇌물을 건넨 것으로 나타났다. 유 전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 3일 구속됐다. 아울러 화천대유 대주주 김씨는 박영수 전 특검의 인척인 A분양대행사 대표 이모씨에게 100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나타나 자금의 성격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천화동인1호는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에 62억원의 타운하운스를 매입했다. 이 타운하우스는 국내 최고급 주택단지 중 한 곳으로 ‘판교의 비버리힐스’로 불린다. 천화동인3호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친 저택을 19억원에 매입했다. 또 중랑구에서 건물을 90억원에, 양천구에서 단독주택을 9억원에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천화동인4호와 5호는 강남구에 각각 300억원, 173억원짜리 건물을 매입했다. 아울러 이들은 위례자산관리 대주주 정재창씨에게 각각 60억원씩, 총 120억원을 건넸다. 정씨는 위례신도시 개발 당시 남 변호사, 정 회계사와 동업한 인물로 이들이 유 전 사장 직무대리에게 뇌물을 준 것을 포착하고 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화동인7호는 부산 기장군에 스타벅스 건물을 74억원에 매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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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렇게 흘러간 대장동 개발 이익금의 성격이 뇌물인지 여부을 입증하고 처벌하기는 만만치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뇌물은 몰수가 가능하고 횡령·배임도 성남시가 민사 소송을 통해 되찾을 수 있지만 규모를 특정하기 힘들고 치열한 법정 다툼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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