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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M&A 활발한 ICT 생태계…오피스 공급이 못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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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동대문은 유령도시라는데…판교는 오피스 활황
빅테크, 매물 싹쓸이…스타트업 M&A 등 꾸준한 수요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 일대 오피스 일대 전경. 연면적 4만9000평에 달하는 알파돔시티 6-1 블록 건물(왼쪽)은 카카오가 내년 2분기 입주해 전체 면적을 사용할 예정이다.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 일대 오피스 일대 전경. 연면적 4만9000평에 달하는 알파돔시티 6-1 블록 건물(왼쪽)은 카카오가 내년 2분기 입주해 전체 면적을 사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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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상업용 부동산시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서울 명동과 동대문 등 인파가 넘쳐나던 상가 밀집 지역은 유령도시가 됐다. 그러나 내부를 들여다보면 오피스시장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비대면·재택근무 확산에 오피스시장이 침체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ICT 기업이 몰린 판교는 매물을 찾기조차 힘들다. ICT 기업들의 몸집이 커지는 속도를 오피스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급격히 성장한 빅테크 기업들의 사업·조직 확장, 인수합병(M&A)이 맞물리면서 오히려 공급 부족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네이버·카카오 수요에 빈건물 실종= 오는 10월 완공 예정인 판교신도시내 ‘알파돔시티’는 판교 오피스시장 상황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알파돔시티는 전체 사업비가 5조여원에 달하는 초대형 복합개발 프로젝트다. 준공 후 연면적은 40만평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1.4배가 넘는다.

매머드급 상업·업무용 공간이지만 비어있는 공간은 전무하다. 양대 빅테크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네이버와 카카오가 대표적 수요자다.

알파돔시티 6-2블록 건물의 공동 주인은 네이버다. 네이버는 2018년 이 건물을 짓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설정한 사모펀드(PEF) ‘미래에셋맵스전문투자형 사모부동산투자신탁 62호’에 1963억원(지분 45.1%)을 출자했다. 사업 확대로 늘어난 직원들의 업무 공간으로 쓸 예정이다. 카카오 또한 흩어진 계열사를 모두 모아 알파돔시티 6-1블록에 입주할 계획이다. 국내 최고의 IT 기업이 나란히 이웃사촌이 되는 셈이다. 카카오는 임대차 계약을 맺고 10년 동안 건물 전체를 빌렸다. 2022년 5월부터 카카오 판교 오피스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를 모두 입주시킬 예정이다.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업무공간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업무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네이버 직원 수(자회사 포함)는 2017년 8100명에서 2018년 1만5148명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해 현재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분당신도시 정자동에 있는 본사로는 업무공간 확보가 어려워 자회사 직원 상당수는 외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카카오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카카오 직원 수는 8602명이다. 2년 전(5832명)과 비교하면 47% 늘었다. 지난 8월 공정거래위원회 기준 카카오의 계열사는 총 128개로 SK그룹(156개) 다음으로 많다. 본부격인 ‘카카오 판교 오피스’에 직원을 수용하기엔 한계가 있다.


지난해 말에는 8000억원짜리 판교 노른자 땅을 엔씨소프트 컨소시엄이 매입했다. 엔씨소프트는 판교 권역에 남아있던 사실상 마지막 대형 공급부지인 성남구청 임시 주차장을 8377억원에 매입해 사옥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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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 몰리며 오피스시장 호황= 판교에서는 1~2인 기업 수요까지 몰려들면서 소규모 오피스 매물도 찾기 힘들다. 의료기기 관련 스타트업 창업을 계획 중인 A씨(39)는 "판교에 바이오테크 기업이 적지 않게 있어 이곳에서 창업을 시작하려고 했는데 임대료가 만만치 않아 강서구 마곡동 쪽으로 매물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KT경영경제연구소는 1인 기업의 성장세로 인해 2017년 약 600억원 규모에 불과했던 국내 소호오피스시장이 2022년에는 77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ICT 기업들의 활발한 스타트업 투자·M&A도 오피스시장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광화문으로 몰렸던 대형 로펌들은 최근 들어 판교에 사무실을 이전·확장하고 있다. 법무법인 세종은 지난 6월 판교 분사무소인 ‘이노베이션 센터’ 설립 3년 만에 변호사 인력을 보강하고 사무소를 확장 이전하는 등 대대적인 개편을 완료했다. 빅테크 기업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및 인수·M&A 움직임이 활발해짐에 따라 관련 법률 수요도 늘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에서 법무법인 광장도 올해 안에 판교 사무소를 내기로 했다. 국내 대형 로펌 중 최초로 판교에 진출한 태평양도 사무실 확장·이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ICT 기업들의 각종 수요가 지속되면서 판교를 중심으로 한 오피스시장의 호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한국은행의 한 차례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와 차입대출이자율은 여전히 낮게 유지되고 있어 시장에 유동성이 매우 풍부한 상태다.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해의 분기별 투자수익률은 1% 초중반(1.32%~1.64%) 수준에 머물렀으나, 올해 1분기에 접어들면서 수익률이 2%대(2.04%)로 회복됐다. 현재는 2.15%(2분기 기준)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준의 수익률(2.10%)을 뛰어넘는 수치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ICT 산업 등은 코로나19로 경기호황을 맞이하면서 (오피스) 수요를 더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상업용 부동산 매물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가격이 내려간 것도 사실"이라며 "이를 기회로 여겨 저가매수하려는 수요도 많다"고 덧붙였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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